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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힌 탄광의 시간, 아이의 시선으로 다시 걷다, 『사북 할아버지의 수상한 여행』 출간(이규희, 밝은미래)

사북 사건을 배경으로 가족과 화해를 그린 역사 동화

장세환2026년 3월 27일 오후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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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북 할아버지의 수상한 여행.jpg출판사 제공

우리가 누리는 오늘의 일상 뒤에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시간이 있다. 『사북 할아버지의 수상한 여행』은 1980년 강원도 정선 사북에서 벌어진 사건을 배경으로, 그동안 외면되거나 잊혀졌던 역사의 한 장면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이 작품은 병원에 입원한 할아버지를 돌보던 소년 도진이, 그리고 사북에서 만난 또 다른 할아버지와의 만남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두 인물의 관계를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여행담처럼 보였던 이야기는 점차 과거의 상처와 연결되며 숨겨진 진실을 드러낸다.

작가는 오랜 시간 역사 동화를 써 온 이규희다. 『어린 임금의 눈물』, 『내 이름은 직지』 등으로 역사 속 인물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풀어내 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무거운 사건을 직접적인 설명 대신 서사와 감정으로 전달한다. 특히 ‘누군가를 미워하기보다 이해하고 보듬는 것’에 방점을 찍으며, 역사적 상처를 현재의 이야기로 끌어온다.

이 책이 주목되는 지점은 사건의 재현 방식이다. 사북 사건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한 가족의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함으로써 어린 독자들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광부들의 삶과 지역의 기억을 놓치지 않으며, 공동체의 아픔을 담담하게 전한다.

방새미 작가의 그림 역시 서사의 감정을 보완한다. 따뜻하면서도 절제된 색감은 이야기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감싸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정서를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상처를 어떻게 바라보고, 그것을 어떤 이야기로 남길 것인가. 아이의 시선으로 시작된 질문은 독자의 마음속에서 오래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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