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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보다 이해를 먼저 요구한 질문, 『사회적 히키코모리』 (사이토 타마키, 에디투스)

은둔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관계와 사회의 징후로 읽다

장세환2026년 3월 26일 오후 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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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히키코모리.jpg출판사 제공

누군가가 사회와의 관계를 끊고 방 안에 머무는 삶을 선택했을 때, 우리는 흔히 그 이유를 개인에게서 찾는다. 『사회적 히키코모리』는 이러한 익숙한 시선을 멈추고, 그 현상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든 책으로 출간됐다.

정신과 의사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사이토 타마키는 히키코모리를 의지 부족이나 성격의 문제로 단정하지 않았다. 대신 개인의 심리, 가족 관계, 사회적 조건이 얽혀 만들어진 복합적 상태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히키코모리’라는 명명 역시 이러한 관점을 반영한 개념으로 제시됐다.

책은 히키코모리를 단일한 병명으로 규정하기보다, 다양한 원인이 교차하며 나타나는 하나의 상태로 접근했다. 특히 이 현상이 특정 세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현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은둔 상태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또 다른 문제를 낳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짚었다. 대인 관계의 단절은 회복의 기회를 함께 차단하며, 그 안에서 불안과 절망이 반복되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된다고 분석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고통이 장기화될수록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저자는 특히 히키코모리를 둘러싼 오해를 바로잡는 데 주력했다. 은둔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는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사회와 단절된 상황 속에서 깊은 불안과 긴장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이들을 향한 단순한 도덕적 판단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책은 빠른 판단 대신 느린 이해를 요청했다. 개인을 고립된 문제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벗어나, 관계와 환경 속에서 발생한 현상으로 읽어야 한다는 제안은 오늘의 사회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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