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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교회에 던진 질문, 『본질의 회복』 (리커버리 처치, 하움출판사)

위기 진단을 넘어 ‘영성’이라는 근본으로 돌아가다

장세환2026년 3월 24일 오후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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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의 회복.jpg출판사 제공

한국교회를 향한 비판은 오래되었지만, 정작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기복 신앙, 형식주의, 권위주의, 그리고 반복되는 분열과 상처. 『본질의 회복』은 이 복잡한 문제들을 하나의 뿌리로 묶는다. 저자는 지금의 위기를 제도나 시스템의 실패가 아니라 ‘영성의 부재’라는 근본에서 바라본다.

이 책은 교회를 향한 단순한 비판서가 아니다. 오히려 질문에 가깝다. 교회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그리고 무엇을 다시 붙잡아야 하는지를 차근히 되묻는다. 겉으로 드러난 문제들을 나열하는 대신, 신앙의 출발점이었던 하나님과의 관계, 그 깊이와 진실성이 얼마나 약해졌는지를 짚어낸다. 문제를 고치기 전에 먼저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전제다.

책의 구조는 개인에서 공동체로 확장되는 흐름을 따른다. 개인의 영성에서 시작해 교회의 개혁과 연합, 다음 세대를 향한 비전으로 이어지는 구성은 하나의 메시지를 반복한다. 변화는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 교회의 회복 역시 프로그램이나 조직 개편이 아니라, 한 사람의 신앙이 다시 살아나는 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개혁’에 대한 접근 방식이다. 많은 담론이 교회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데 머무르는 반면, 이 책은 개혁을 영적 상태의 변화로 본다. 말씀과 기도라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일, 하나님과의 관계를 다시 세우는 일이 모든 개혁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시선이다. 겉을 바꾸기 전에 중심을 회복해야 한다는, 단순하지만 외면하기 어려운 지적이다.

또 하나의 축은 ‘연합’이다. 분열이 일상이 된 교회 현실 속에서 저자는 연합을 전략이나 구호가 아니라 영성의 결과로 바라본다. 서로를 설득하기 전에 하나님 앞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비로소 공동체가 회복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과정에서 강조되는 것은 조직적 통합이 아니라 신앙의 깊이에서 비롯되는 일치다.

무명의 저자로 소개된 리커버리 처치는 화려한 이론이나 학문적 체계를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비교적 직선적인 언어로 현재의 신앙 상태를 돌아보게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은 읽는 이를 설득하기보다 스스로 점검하게 만드는 힘에 가깝다. 비판을 받는 교회 바깥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개인에게 시선을 돌리게 한다는 점에서 메시지는 더욱 직접적으로 다가온다.

『본질의 회복』은 거창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너무 익숙해져서 오히려 잊혀진 질문을 다시 꺼내 든다. 우리가 지금 붙잡고 있는 것이 정말 신앙의 본질인지, 아니면 그 주변을 맴도는 것인지 묻는다.

어쩌면 이 책이 던지는 가장 불편한 질문은 이것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교회는 바뀌어야 하는가, 아니면 돌아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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