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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멜로디의 뿌리를 따라가는 음악 여행, 『샘플링 팝송, 추억을 소환하다』 (염진용, 바른걸음)

원곡과 샘플링의 연결로 읽는 팝 음악의 또 다른 역사

장세환2026년 3월 20일 오후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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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링 팝송 추억을 소환하다.jpg출판사 제공

우리가 흥얼거리던 팝송 한 곡은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샘플링 팝송, 추억을 소환하다』는 익숙한 멜로디의 출처를 되짚으며 대중음악의 계보를 새롭게 읽어내는 음악 인문서다.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이어지는 팝 음악의 흐름 속에서 한 곡의 선율이 다른 시대의 음악 안에서 어떻게 다시 태어나고 변주되는지를 따라간다. 잘 아는 노래를 다시 듣게 만들고, 몰랐던 음악의 연결을 발견하게 하는 책이다.

저자 염진용은 대중음악과 인문학을 연결해 글을 써 온 작가이자 출판인이다. 오랫동안 음악과 문화의 관계를 탐구해 온 그는 흩어져 있던 샘플링의 기록에 질서를 부여하고 싶었다고 밝힌다. 가장 오래 듣고 깊게 영향을 받은 1970년대와 1980년대 음악을 중심축으로 삼되, 더 넓게는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대중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팝 뮤지션들을 한데 묶어 한 권의 흐름으로 정리했다.

책에는 알리야, 아바, 비지스, 브리트니 스피어스, 셀린 디온, 마돈나, 퀸, 휘트니 휴스턴 등 시대를 대표하는 뮤지션들이 폭넓게 등장한다. 저자는 단순히 누가 누구를 가져다 썼는지를 나열하는 데 머물지 않고, 원곡과 샘플링 곡의 관계를 통해 음악이 시대를 건너가는 방식을 보여준다. 한 시대의 감성이 다른 시대의 리듬 안에서 되살아나는 장면을 따라가다 보면, 팝 음악은 개별 히트곡의 집합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어진 거대한 대화라는 사실이 또렷해진다.

이 책의 매력은 음악 지식의 전달을 넘어 듣는 기억을 불러낸다는 데 있다. 한때 사랑했던 멜로디가 어디서 왔는지 알게 되는 순간, 독자는 단순한 정보 이상의 즐거움을 얻는다. 이미 알고 있던 사람에게는 다시 들어볼 이유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음악을 더 깊이 듣는 방법을 건넨다. 샘플링과 인터폴레이션의 차이, 저작권을 둘러싼 뒷이야기 같은 소소한 팝 상식도 함께 담겨 읽는 재미를 더한다.

『샘플링 팝송, 추억을 소환하다』는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익숙한 노래를 새롭게 듣게 하는 책이다. 멜로디는 사라지지 않고 다른 시대의 옷을 입고 돌아온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가 사랑한 팝송의 기억이 결코 한 시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 책은 차분하게 들려준다. 추억은 반복되지 않지만, 음악은 다른 모습으로 다시 우리 곁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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