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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곧 물리다, 『나는 물리로 세상을 읽는다』 (크리스 우드포드, 이재경 옮김, 반니)

보이지 않던 법칙을 드러내는 가장 쉬운 물리 이야기

장세환2026년 3월 19일 오후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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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물리로 세상을 읽는다.jpg출판사 제공

물리는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학문이다.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공식과 문제풀이의 기억만 남은 채, 일상과는 무관한 지식으로 밀려나기 쉽다. 크리스 우드포드의 『나는 물리로 세상을 읽는다』는 바로 그 فاص리를 파고든다. 거창한 이론 설명보다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사물과 현상에서 출발해, 물리가 어떻게 세상을 떠받치고 움직이는지 차근차근 보여주는 책이다.

책은 “고층빌딩이 왜 무너지지 않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이어 계단 오르기가 왜 점점 힘들어지는지, 자전거 바퀴와 빵 반죽이 어떤 원리로 연결되는지, 난방보다 냉방이 왜 더 어려운지 같은 생활 밀착형 질문을 던진다. 독자는 중력, 에너지, 빛, 열역학, 유체역학 같은 개념을 익히는 동시에, 그 개념이 삶의 장면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의 장점은 물리를 설명하는 방식에 있다. 저자는 물리를 ‘배워야 할 과목’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로 다룬다. 예컨대 건물이 땅속으로 꺼지지 않는 이유를 중력 하나로 끝내지 않고, 지면이 건물을 같은 힘으로 밀어 올리기 때문이라고 풀어낸다. 냉방이 난방보다 어려운 이유도 단순한 기계 성능 문제가 아니라, 열과 질서, 엔트로피의 방향성으로 설명한다. 물리 개념을 억지로 생활에 끼워 맞춘 것이 아니라, 생활 자체가 이미 물리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드러내는 셈이다.

특히 스마트폰, 전자기파, 빛의 속도 등을 다루는 대목은 현대인의 감각과 맞닿아 있다. 손안의 기기가 어떻게 실시간으로 세계와 연결되는지,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기술이 어떤 물리 법칙 위에 세워졌는지를 보여주며 과학에 대한 막연한 거리감을 줄인다. 자전거, 자동차, 선풍기 날개처럼 친숙한 물건을 다루는 방식도 흥미롭다. 복잡한 장치를 설명하는 대신, 왜 먼지가 쌓이고 왜 잘 굴러가며 왜 힘이 덜 드는지를 짚어내며 독자의 호기심을 놓치지 않는다.

『나는 물리로 세상을 읽는다』는 물리를 처음 다시 펼쳐보는 독자에게 적합한 책이다. 과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읽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고, 일상의 사례를 통해 개념을 되살리는 방식이 친절하다. 물리를 어려운 공식의 집합으로 기억했던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비로소 물리가 우리의 집, 몸, 이동, 통신, 온도, 빛과 맞닿아 있는 살아 있는 언어라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하게 된다.

결국 이 책이 보여주는 것은 하나다.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더 물리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그 법칙을 이해하는 순간 익숙한 일상이 전혀 다른 풍경으로 보이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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