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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언제 시작됐는가, 『과학하는 인간의 태도』 (카를로 로벨리, 김동규 옮김, 쌤앤파커스)

신이 아닌 자연으로 세계를 설명한 첫 질문, 과학의 출발점을 추적하다

장세환2026년 3월 18일 오후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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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하는 인간의 태도.jpg출판사 제공

우리는 흔히 과학을 현대의 산물로 생각한다. 인공지능과 우주 탐사, 유전자 기술이 일상을 바꾸는 시대다. 하지만 그 시작은 의외로 오래된 과거, 고대 그리스의 한 해안 도시에서 비롯됐다.

『과학하는 인간의 태도』는 세계적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가 고대 철학자 아낙시만드로스를 통해 과학의 기원을 되짚는 책이다. 신화로 세계를 설명하던 시대에 그는 자연 현상 자체에서 법칙을 찾으려 했고, 이 질문은 인간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아낙시만드로스의 생각은 단순한 가설을 넘어선다. 지구가 허공에 떠 있다고 보았고, 생명의 기원이 바다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주장들이었지만, 오늘날 과학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 통찰로 평가된다. 이 책은 그가 어떻게 이런 발상에 도달했는지, 그리고 왜 그 시대에 가능했는지를 역사적 맥락 속에서 풀어낸다.

특히 저자는 과학의 본질을 ‘태도’로 설명한다. 스승의 이론이라도 의심하고, 더 나은 설명을 찾기 위해 기존 지식을 수정하는 자세. 이는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존중을 바탕으로 한 비판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과학은 완성된 진리가 아니라, 끊임없이 수정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과학을 어렵게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질문이 어떻게 세계를 바꾸는지, 그 시작의 순간을 따라가게 만든다. 신의 설명을 내려놓고 자연을 바라보려 했던 한 인간의 시선은 지금 우리가 과학을 이해하는 방식의 뿌리가 된다.

『과학하는 인간의 태도』는 과학을 지식이 아닌 사고의 방식으로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질문을 멈추지 않는 태도, 그 자체가 과학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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