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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소리가 생명을 살린다, 『꿀꿀이의 용감한 나팔』 (야마자키 히로시, 시바타 게이코 그림, 황진희 옮김, 길벗어린이)

위급한 순간, ‘빠앙’ 한 번이 만드는 용기의 선택

장세환2026년 3월 18일 오전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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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이의 용감한 나팔.jpg출판사 제공

아이들에게 안전은 설명으로 익히기보다 이야기로 스며들 때 더 오래 남는다. 『꿀꿀이의 용감한 나팔』은 익숙한 장난이 위기의 순간 가장 중요한 신호로 바뀌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하는 그림책이다.

이 작품은 장난꾸러기 꿀꿀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머리 위 나팔을 “뿌우” 울리며 친구들을 놀라게 하던 꿀꿀이는 어느 날 숨바꼭질을 하다 유치원 버스 안에 갇히는 상황에 놓인다. 점점 조용해지고 불안이 커지는 공간 속에서 꿀꿀이는 단순한 장난으로만 여겼던 ‘소리’의 의미를 다시 떠올린다.

이야기의 핵심은 자동차 경적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진다. 꿀꿀이는 나팔보다 더 크게, 더 멀리 전달될 수 있는 방법을 떠올리고 직접 행동에 나선다. 이 과정은 아이들에게 위급 상황에서 주저하지 않고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한 손이 아니라 두 손, 필요하면 온몸을 사용해서라도 경적을 울려야 한다는 점까지 현실적으로 제시한다.

책은 “뿌우”, “빠앙” 같은 의성어를 적극 활용해 아이들이 놀이처럼 상황을 따라가도록 구성했다. 읽는 과정 자체가 반복 학습이 되며, 자연스럽게 행동 요령이 기억에 남는다. 설명을 앞세우기보다 경험처럼 체득하게 만드는 구조다.

또한 이 그림책은 어른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아이가 위험한 상황에 놓였을 때 무엇을 알고 있어야 하는지, 어떤 교육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단순한 교훈을 넘어, 현실에서 반복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꿀꿀이의 용감한 나팔』은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지 않으면서도, 꼭 필요한 행동을 기억하게 한다. 평소에는 시끄럽게만 느껴지던 소리가, 어떤 순간에는 가장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또렷하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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