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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좇는 동안 놓친 마음”, 『열심히 사는 동안, 딸을 잃어버렸습니다』 (김희정, 미다스북스)

200일 동안 400통의 편지… 멀어진 부모와 딸의 마음을 다시 잇는 가족 에세이

장세환2026년 3월 17일 오후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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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사는 동안, 딸을 잃어버렸습니다.jpg출판사 제공

일과 성취를 위해 앞만 보고 달리던 삶 속에서 가족의 마음은 종종 뒤로 밀려난다. 김희정의 가족 에세이 『열심히 사는 동안, 딸을 잃어버렸습니다』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성공을 향해 치열하게 살아온 부모가 어느 순간 딸과의 거리가 멀어졌음을 깨닫고, 매일 한 통의 편지를 쓰기 시작하면서 관계를 다시 돌아보는 과정을 담았다.

미다스북스가 펴낸 이 책은 사춘기와 입시를 지나며 멀어진 부모와 자녀의 마음을 ‘편지’라는 느린 방식으로 다시 연결해 가는 기록이다. 대학 입학 이후 기숙학원에서 재수를 선택한 딸과 떨어져 지내게 되면서 부모는 매일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밥은 잘 먹었는지,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같은 사소한 안부와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미안함과 사랑이 편지 속에 담겼다.

편지는 약 200일 동안 400통 넘게 이어졌다. 기숙학원은 편지를 받을 수는 있어도 보낼 수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부모의 편지는 대부분 대답 없는 메시지로 쌓여 갔다. 하지만 반복되는 문장과 일상의 기록은 결국 닫혀 있던 딸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였다. 대답이 없는 시간 자체가 관계를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다.

책에는 실제로 주고받은 편지와 함께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과 심리학적 해설이 함께 담겼다. 애착과 회복탄력성, 취약성을 드러내는 솔직함 같은 심리 개념을 통해 가족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부모와 자녀 사이의 거리가 단순히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마음의 안전감에서 비롯된다는 점도 강조한다.

저자 김희정은 전자와 모빌리티 분야 대기업에서 30년 동안 전략과 마케팅,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 온 전략가다. 남성 중심 조직에서 여성 임원으로 성장하며 커리어를 쌓았지만, 그 과정에서 가족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된 경험이 이 책의 출발점이 됐다.

『열심히 사는 동안, 딸을 잃어버렸습니다』는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매일의 작은 표현이 관계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가족 사이의 마음은 한 번의 대화로 회복되기보다, 반복되는 안부와 작은 문장 속에서 천천히 다시 이어진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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