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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순간을 따뜻하게 씻어내는 이야기, 『무지개 목욕탕』 (강효미, 밤코 그림, 브릭하우스)

무지개다리를 앞둔 반려견과 인간의 만남… 웃음과 눈물을 함께 건네는 어린이 동화

장세환2026년 3월 17일 오후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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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목욕탕.jpg출판사 제공

반려동물을 가족으 여기는 시대, 이별의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는 많은 이들에게 쉽지 않은 질문이다. 『무지개 목욕탕』은 그 마지막 순간을 상상력과 따뜻한 이야기로 풀어낸 동화다. 반려견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 마지막으로 들르는 목욕탕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이별과 기억, 관계의 의미를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풀어낸 작품이다.

브릭하우스가 펴낸 이 책은 『똥볶이 할멈』, 『다판다 편의점』 등으로 어린이 독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강효미 작가가 오랜 시간 공들여 완성한 단행본 동화다. 유쾌한 상상력과 개성 강한 캐릭터로 주목받아 온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독특한 세계관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함께 담아냈다. 여기에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 『모모모모모』로 이름을 알린 그림 작가 밤코가 참여해 이야기에 생동감 있는 그림을 더했다.

이야기의 배경은 무지개다리를 앞둔 반려견들이 마지막으로 들르는 ‘무지개 목욕탕’이다. 저승으로 향하기 전 이승의 때를 씻어내는 이곳에는 단 한 마리의 개가 목욕관리사로 일하고 있다. 이름은 우개. 성격이 까칠하기로 유명한 이 목욕관리사 개의 평온한 일상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인간 할아버지 때문에 뒤흔들린다.

할아버지는 자신의 반려견 멍똘을 만나러 왔다며 목욕탕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개와 인간, 서로 다른 존재가 같은 공간에서 지내게 되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어딘가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과 비밀이 흐른다. 이야기는 이 불편한 동거 속에서 점차 드러나는 관계와 기억을 따라가며, 반려동물과 인간 사이의 깊은 유대와 이별의 의미를 차분하게 그려낸다.

작품은 기상천외한 설정과 유머로 시작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관계와 상실, 기억의 문제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본다. 어린이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감정선과 상상력을 결합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달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단순한 판타지 설정에 머무르지 않고 캐릭터와 주제 의식을 촘촘하게 엮어 완결성 있는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책은 국내 정식 출간 전부터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대만의 청림출판사와 판권 계약을 체결하며 먼저 해외 출간이 결정된 것이다. 강효미 작가 특유의 유머와 따뜻한 정서, 그리고 밤코 작가의 개성 있는 그림이 결합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어린이 동화 시장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지개 목욕탕』은 이별을 이야기하지만, 슬픔만을 남기지 않는다. 마지막 순간을 함께 씻어내고 기억하며 건너가는 길이 있다는 상상 속에서, 독자에게 관계의 소중함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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