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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하늘이다”, 『유희 언니』 신간 출 (최규화, 빨간소금)

30년 ‘밥 연대’의 삶… 투쟁 현장을 지켜 온 노점상 유희의 기록

장세환2026년 3월 17일 오후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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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 언니..jpg출판사 제공

노동 현장과 거리 농성장에 밥을 나르던 한 여성의 삶을 기록한 책이 나왔다. 최규화 기자가 쓴 『유희 언니』는 1990년대부터 투쟁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밥을 나누며 연대해 온 노점상 유희의 삶을 복원한 기록이다.

빨간소금에서 출간된 이 책은 2024년 세상을 떠난 유희의 삶을 중심으로, 그와 함께했던 사람들의 기억을 통해 30년 가까이 이어진 ‘밥 연대’의 역사를 따라간다. 책은 ‘유희의 사람들’이라 불리는 노동자와 활동가 15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유희는 1959년생 노점상으로, 1990년대 전국노점상연합 활동을 계기로 노동 현장과 사회운동의 현장에 깊이 관여했다. 1995년 노점상 열사의 죽음을 계기로 농성장과 영안실에서 솥을 걸고 밥을 짓기 시작했고, 이후 전국의 투쟁 현장을 찾아다니며 밥을 나눴다. 2017년에는 시민 후원으로 조리 시설을 갖춘 ‘십시일반 음식연대 밥묵차’를 마련해 노동자와 시민들의 투쟁 현장을 지원했다.

책에는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 세월호 유가족, 소성리 주민 등 다양한 사회 현장에서 활동한 유희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는 검정 세단에 밥을 싣고 전국 농성장을 돌았고, “이길 때까지 밥을 한다”는 신념으로 현장을 지켰다. 투쟁 현장에서는 강단 있는 지도자이자, 사람들을 격려하는 트로트 가수로 불리기도 했다.

『유희 언니』는 단순한 인물 평전이 아니라 한 시대의 연대 문화를 기록한 책이기도 하다. 유희의 활동은 ‘밥’이라는 가장 일상적인 행위를 통해 투쟁 현장의 사람들을 연결하고 지탱하는 방식이었다. 저자는 이를 두고 “수평의 연대로 약한 목숨들을 지탱하는 그물망”과 같은 역할이었다고 설명한다.

2022년 췌장암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유희는 밥차 활동을 멈추지 않았고, 2024년 6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현장을 지켰다. 그의 묘비에는 생전 신념이었던 “밥은 하늘이다”라는 문장이 새겨졌다.

『유희 언니』는 거리와 농성장에서 나눠졌던 밥 한 끼가 어떻게 사람들을 연결하고 연대의 힘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한 개인의 삶을 통해 한국 사회 운동의 또 다른 풍경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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