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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노동의 시간에서 길어 올린 삶의 기록, 『인생여전』 (양성민, 돌베개)
전태일문학상 수상 노동자가 써 내려간 20년 현장 노동일기
출판사 제공
우리 사회의 수많은 노동은 대개 기록되지 않는다. 공장과 건설현장, 농장과 택배차 안에서 반복되는 일상은 하루가 지나면 사라지는 이야기로 남는다. 그러나 그 현장을 몸으로 살아온 한 노동자가 자신의 경험을 글로 남겼다. 육체노동자의 삶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 에세이 『인생여전』이다.
이 책은 제32회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 수상자인 양성민의 첫 책이다. 조선, 건설, 제조, 농업, 장의, 택배, 시설관리 등 여러 노동현장에서 20여 년 동안 일하며 겪은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 쓴 노동일기들을 한 권으로 묶었다. 저자는 배관과 용접 관련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 일용직과 단기계약직으로 일하며 현장의 다양한 직종을 오갔다.
책에는 노동현장에서 겪은 에피소드들이 담겼다. 조선소 배관 노동자의 하루를 그린 「꿈꾸는 배관공」, CNC 공장에서 단순노동의 의미를 돌아본 「버튼맨 그리고 단순노동」, 체불임금을 직접 계산하고 받아내는 과정을 기록한 「떼인 돈 받아내기」 등 노동 현장의 구체적인 경험들이 글의 중심을 이룬다. 택배 업무에서 혼자 일하는 노동의 매력과 피로를 동시에 느낀 순간, 작업 현장의 안전 문제를 개인 책임으로 돌리는 구조에 대한 비판도 등장한다.
양성민의 글은 노동의 고단함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냉소로 흐르지 않는다. 비정규직 노동의 불안정과 산업재해, 임금 체불, 다단계 하청 구조 같은 현실을 직설적으로 짚어내면서도 현장의 동료들과 삶의 장면들을 유머와 낙천성으로 풀어낸다. 추천사를 쓴 작가 한승태는 이 책을 두고 “매 페이지마다 힘과 유머가 가득하다”고 평가했다.
『인생여전』은 노동을 거창한 담론으로 설명하기보다 한 사람이 일하며 살아온 시간을 통해 우리 사회의 노동 현실을 보여준다. 인생이 극적인 역전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오늘의 일을 무사히 마치고 하루를 살아내는 것 자체가 삶의 의미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책 전반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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