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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고르는 마음이 사랑이 되는 순간, 『아름다운 꽃다발』 (루시 브뤼넬리에르, 리아북스)
할머니의 95번째 생일을 향한 손녀의 여정, 꽃과 풍경으로 완성한 보타니컬 그림책
출판사 제공
생일 선물은 값으로만 기억되지 않는다. 누군가를 오래 바라본 마음, 무엇을 좋아할지 헤아린 시간, 손에 쥐기까지의 망설임이 오히려 더 오래 남는다. 리아북스가 펴낸 그림책 『아름다운 꽃다발』은 바로 그 마음의 시간을 꽃으로 엮어낸 작품이다.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루시 브뤼넬리에르가 그린 이 책은 시몽 할머니의 95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소녀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다발을 만들기로 결심하면서 시작된다. 소녀는 아침 햇살이 비치는 정원을 나와 들판과 숲, 바닷가와 라벤더밭, 산꼭대기까지 걸으며 꽃을 모은다. 장미와 작약, 데이지, 수레국화, 수국, 달리아, 라벤더, 에델바이스가 차례로 더해지며 꽃다발은 단순한 선물을 넘어 한 사람을 향한 애정의 기록이 된다.
이 작품의 중심에는 이야기만큼 강한 그림의 힘이 놓여 있다. 작가는 밑그림을 디지털로 작업한 뒤 실제 크기로 출력해 라이트박스 위에서 펠트펜으로 다시 그리는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 화면에는 기계적인 선이 아니라 손으로 쌓아 올린 밀도와 온기가 살아난다. 꽃 한 송이, 잎맥 하나, 계절의 빛이 세밀하게 드러나며 페이지마다 봄의 결이 다르게 번진다.
이 그림책이 특별한 이유는 꽃을 감상의 대상으로만 두지 않는다는 데 있다. 꽃은 곧 마음의 언어가 되고, 소녀의 걸음은 누군가를 향해 다가가는 방식이 된다. 프랑스 시골의 풍경을 따라 이어지는 장면들은 독자에게 작은 여행의 기분도 안기지만, 끝내 남는 것은 할머니를 생각하며 꽃을 고르는 손녀의 다정한 시선이다.
루시 브뤼넬리에르는 자연과 동물, 풍경을 주제로 작업해 온 프랑스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아름다운 꽃다발』에서도 그는 식물 세밀화의 아름다움과 서정적인 서사를 한 권 안에 포개며,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볼 수 있는 그림책의 결을 완성했다.
『아름다운 꽃다발』은 화려한 사건 대신 천천히 모아지는 정성과 사랑을 보여준다. 한 송이씩 고른 꽃이 결국 한 사람의 마음을 이루듯, 이 그림책도 차분히 펼쳐볼수록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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