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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노래한 목소리, 『노래하는 사람, 나훈아』 (조성진, 한즈미디어)

한국 대중음악사 속 나훈아의 음악 세계를 정리한 첫 본격 평론서

최준혁2026년 3월 10일 오후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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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나훈아.jpg출판사 소개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나훈아라는 이름은 단순한 인기 가수를 넘어선다. 고향과 어머니, 사랑과 그리움, 남자의 삶과 인생을 노래해 온 그의 목소리는 한 세대의 정서와 겹쳐 읽힌다. 많은 이들이 그의 노래를 추억처럼 떠올리지만, 정작 그 음악 세계를 본격적으로 정리한 평론은 드물었다.

『노래하는 사람, 나훈아』는 바로 그 공백을 메우는 책이다. 언론인 겸 음악평론가 조성진은 약 1년 동안 취재와 집필을 거쳐 나훈아의 60여 년 음악 인생을 한국 대중음악사의 흐름 속에서 다시 읽어낸다. 이 책은 한 가수의 히트곡을 모아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의 가창과 창법, 작사와 작곡, 무대 연출과 공연 문화까지 함께 살핀다.

책이 주목하는 핵심은 나훈아의 음악적 위치다. 저자는 그를 트로트의 인기 가수가 아니라 장르의 문법을 확장한 창작자이자 무대의 혁신가로 바라본다. 꺾기와 비브라토를 비롯한 창법의 완성도, 강약 조절과 리듬 운용, 또렷한 딕션과 표현력은 그의 노래를 특정 장르 안에만 묶어 두기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나훈아의 등장이 한국 대중가요의 보컬 수준 자체를 끌어올린 사건이었다는 해석도 여기서 나온다.

이 책은 대표곡을 통해 그 음악 세계를 구체적으로 읽는다. 「고향역」, 「머나먼 고향」, 「어매」, 「홍시」 같은 노래에서는 고향과 어머니의 정서가, 「무시로」, 「영영」, 「사랑은 눈물의 씨앗」에서는 사랑과 그리움의 결이, 「사내」, 「남자의 인생」, 「테스형!」에서는 삶을 바라보는 나훈아식 시선이 드러난다. 노랫말과 창법, 편곡과 녹음 과정까지 함께 짚으면서 각 곡이 어떻게 시대의 감정을 품게 됐는지를 설명한다.

공연 예술가로서의 면모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나훈아는 트로트를 공연장 음악으로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된다. 철저한 준비와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 대규모 콘서트 연출은 그를 단순한 가수가 아니라 시대를 대표하는 엔터테이너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여기에 배우로 활동했던 시기까지 더해지며, 책은 나훈아를 보다 입체적인 문화적 존재로 복원한다.

『노래하는 사람, 나훈아』는 한 가수의 전설을 찬양하는 책이 아니라, 왜 나훈아가 지금도 한국 대중음악사의 중심에서 거론되는지를 차분히 설명하는 평론서다. 그의 노래를 듣고 살아온 세대에게는 기억을 다시 정리하는 계기가 되고, 젊은 독자에게는 한 시대의 목소리를 이해하는 길잡이가 된다. 한즈미디어가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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