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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면, 약속은 깨지는 걸까 『올챙이의 약속』 신간 출 (진 윌리스 글, 토니 로스 그림, 문주선 옮김, 토토북)
사랑은 “그대로 있어 줘”라고 말하지만, 자연은 “그럴 수 없어”라고 답한다
출판사 제공
연못가에서 올챙이와 애벌레가 사랑에 빠진다. 애벌레는 다급하게 부탁한다. “절대 변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 올챙이는 그 말을 믿고, 아니 믿어 주고 싶어서 약속한다. 영원히 지금 모습 그대로 있겠다고. 그런데 계절이 바뀌고 몸은 자라며, 다리가 돋고 팔이 생긴다. 올챙이는 의도적으로 배신하지 않았지만, 변화는 몸의 언어로 이미 시작돼 있었다.
이 그림책이 날카로운 이유는, 누구 편도 쉽게 들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애벌레의 서운함은 유치한 떼가 아니라 절박한 사랑의 방식이고, 올챙이의 변화는 변심이 아니라 생태의 필연이다. 그래서 둘의 대화는 귀엽게 웃기면서도, 한 문장씩 마음을 콕 찌른다. “영원을 약속하기에 우리는 너무 빨리 변한다”는 추천사처럼, 이 책의 유머는 블랙코미디에 가깝다. 웃다가 문득 서늘해진다.
결국 상심한 애벌레는 고치 속으로 들어가고, 시간이 흘러 나비가 되어 돌아온다. 용서하러, 혹은 다시 만나러. 하지만 그때 올챙이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없다. 자연의 섭리는 관계의 타이밍까지도 빼앗아 간다. 이 결말이 던지는 질문은 오래 남는다. 우리는 변화를 거부할 수 있는가. 성장은 언제나 축복인가. 사랑은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가.
토니 로스의 수채화는 이 이야기에 ‘살아 있는 온도’를 붙인다. 페이지 구성 또한 인상적이다. 위에는 버드나무와 애벌레, 아래에는 연못과 올챙이. 땅과 물의 경계가 그대로 둘 사이의 거리이자 운명처럼 보인다. 한 권을 덮고 나면, 사랑 이야기였던 것이 생태 이야기로, 다시 인간의 이야기로 겹겹이 바뀌어 되돌아온다.
아이에게는 재치 있는 반전 동화로, 어른에게는 “변해도 괜찮다”는 말을 어떻게 건넬지 묻게 만드는 철학 우화로 읽히는 책이다. 변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어쩌면 가장 슬픈 약속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이 짧은 이야기가 조용히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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