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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 근미래 영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 『시간관리국』이 한국 독자를 찾는다. 영국과 미국에서 출간 직후 주요 신문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여러 문학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영상화가 확정되며 대중적 관심도 함께 끌어올렸다.
이 작품의 출발점은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몰랐어요? 이번에 당신이 맡게 될 난민은 과거에서 왔어요. 우리 정부는 시간 여행을 할 줄 알거든요.” 정부는 과거에서 온 사람들을 ‘난민’ 대신 ‘이주자’라 부르고, 그들을 감시하고 적응시키는 조직 ‘시간관리국’을 비밀리에 운영한다. 화자인 ‘나’는 이주자를 밀착 관리하는 ‘가교’로 임명돼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해군 장교 그레이엄 고어와 1년간 동거를 시작한다.
세탁기와 가스레인지, 진공청소기를 설명하자 그는 묻는다. “당신네한테는 이게 하녀로군요.” 한 걸음에 천 리를 가는 장화와 투명 망토를 찾는 남자, 그리고 그의 심박수와 체온, 미디어 이용 횟수까지 기록해야 하는 공무원. “업무가 끝날 줄 모르고 계속 이어지는 것처럼 보였다”는 고백은 이 소설이 단순한 시간 여행담이 아님을 드러낸다. 관리와 통제, 명명과 분류의 언어가 인간을 어떻게 규정하는지 집요하게 파고든다.
이주자들이 현대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은 블랙코미디로 전개된다. 대역병 시대를 살았던 인물이 데이팅 앱을 사용하고, 계급에 묶여 있던 인물이 새로운 자유를 경험한다. 그러나 실험은 감정이라는 변수 앞에서 흔들린다. “나중에 잃어버릴 날이 오리라는 것을 이미 아는 사람이 아니라면 결코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강렬한 감정”이 싹트면서 관계는 통제 불가능한 방향으로 흐른다.
후반부에 이르면 이주자와 가교가 잇따라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관리국 내부의 균열이 드러난다. 스파이의 존재, 화자의 정체, 시간 여행 기술의 이면에 숨은 정부의 의도까지 차례로 드러나며 서사는 스릴러로 전환한다. SF와 로맨스, 풍자와 서스펜스를 한데 묶은 이 작품은 ‘이주’와 ‘적응’이라는 오늘의 언어를 비틀어, 우리가 사는 세계의 질서를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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