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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홍수 속 ‘왜’부터 묻는다,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최철한, 라의눈)

성분 대신 생태와 미생물의 관점으로 음식의 원리를 읽는 전면 개정판

최준혁2026년 2월 20일 오후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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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리는 음식.jpg출판사 제공

‘무엇이 어디에 좋다’는 말이 하루에도 수십 번 쏟아진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내 몸에도 같은 방식으로 통할까, 그 음식이 왜 그런 작용을 할까. 최철한의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 전면 개정판은 그 질문을 정면으로 붙든다. 베스트셀러이자 세종도서 선정작으로 알려진 책을 바탕으로, 그간 축적된 데이터를 보강하고 미생물 파트를 추가해 내용을 확장했다.

저자가 내세우는 핵심은 단순한 영양 성분표가 아니다. 음식과 약초의 효능은 특정 성분 하나로 환원되지 않으며, 생명체가 환경을 견디며 축적한 ‘살아남은 힘’이 우리 몸에서 재현될 때 작동한다는 관점이다. 고산지대 약초가 희박한 공기 속에서 산소를 끌어들이며 버틴 생태를 지니고 있고, 그 성질이 섭취 후 우리 몸에서도 비슷한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은 책이 제시하는 대표적인 사고방식이다. 결과만 외우는 건강 상식이 아니라, 원리를 세워 스스로 판단하도록 돕겠다는 의도다.

개정판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균’의 비중이다. 책은 인체와 자연이 미생물로 연결돼 있으며, 장내세균과 면역, 식물 속 공생 미생물인 내생균, 한약과 장내 환경의 관계 등을 통해 음식 선택을 ‘내 몸의 생태’로 다시 보게 한다. 결국 몸 상태를 바꾸는 것은 단발성 유행 식단이 아니라, 내 안의 환경을 어떤 방식으로 돌보느냐라는 메시지로 이어진다.

구성도 생활형이다. 소화와 체기, 술독, 불면, 황달 같은 몸의 상태를 두고 ‘어떤 음식’이 아니라 ‘어떤 성질’이 맞는지를 풀어간다. 싹, 발효식품, 뿌리, 향기, 잎의 넓이처럼 식물의 형태와 생존 전략을 읽어 효능을 설명하고, 계절과 음식의 상관관계를 통해 제철의 의미도 짚는다. 사막부터 한대, 능선부터 심해까지 환경을 기준으로 식재료를 묶는 방식은, 음식 이야기를 일종의 생태 지도처럼 펼쳐 보이게 만든다.

저자 최철한은 서울대 화학과 진학 후 건강 문제를 겪은 경험을 계기로 한의학으로 방향을 틀고, 경희대 한의학과 졸업 뒤 본초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한의사다. 현장에서 약초를 탐구하며 쌓은 관찰을 바탕으로 ‘자연환경을 통해 인체가 어떻게 치유되는가’를 연구해 왔다. 이번 개정판은 그 축적의 결과를 더 촘촘히 다듬은 형태다.

『사람을 살리는 음식 사람을 죽이는 음식』은 단정한 처방전처럼 읽히기보다, 식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책에 가깝다. 내 몸에 필요한 것을 남의 기준으로 고르지 않도록, 음식의 블랙박스를 ‘왜’라는 질문으로 열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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