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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시대를 건너며 남긴 기록, 『추운 겨울이 있기에 봄은 아름답다』 출간(임방규, 시여비)

1977년부터 1989년까지 12년 옥중편지, 가족에게 보낸 삶의 태도와 관계의 증언

장세환2026년 2월 19일 오전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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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있기에 봄은 아름답다.jpg출판사 제공

임방규는 해방 직후의 혼란 속에서 학생운동에 참여했고, 한국전쟁 시기 유격대 활동 이후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았다. 재심을 통해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고, 4·19 이후 20년형으로 줄어 1972년 만기 출소했으나 사회안전법으로 다시 수감되었다. 이 책은 그 두 번째 수감 12년 동안 어머니와 동생, 조카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한 개인이 통과한 시대의 무게를 증언한다.

편지에는 고립과 억압의 현실이 배어 있다. 그러나 그는 절망을 토로하는 대신 가족의 안부를 묻고, 조카들에게 삶의 자세를 당부한다.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괴롭고 아픈 것은 자연 현상이다.”, “사람의 품성은 오직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이룩되는 것이다.”라는 문장은 감옥이라는 공간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던 태도를 보여준다.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그것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자세가 행간마다 스며 있다.

군사독재와 악법 아래에서 개인과 가족은 오랫동안 단절되었다. 검열을 거쳐야 했던 편지에는 다 하지 못한 말들이 남아 있고, 그 빈칸은 오히려 더 큰 울림을 만든다. 철창 안에서 보낸 세월은 개인의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한 시대의 상처이기도 하다.

『추운 겨울이 있기에 봄은 아름답다』는 단순한 수감 기록을 넘어, 시대와 가족, 그리고 오늘을 사는 우리의 자세를 묻는 책이다. 혹독한 겨울을 견딘 사람의 문장은 봄을 쉽게 말하지 않는다. 그 봄은 기다림과 인내, 그리고 관계를 지키려는 노력 위에 비로소 피어나는 것임을 이 기록은 조용히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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