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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문화유산으로 읽다, 『우리 땅에서 가장 소중한 나무와 숲』 신간 출간(강철기, 한숲)
천연기념물 나무와 숲 100곳을 25년 기록한 현장 기반 자연유산 보고서
출판사 제공
우리 곁의 나무는 풍경을 이루는 배경이 아니라, 시간을 견딘 존재다. 『우리 땅에서 가장 소중한 나무와 숲』은 전국의 천연기념물 나무와 숲을 25년 동안 답사해 온 강철기 명예교수가 현장에서 축적한 기록을 한 권에 묶은 작업이다. 국가유산청 자연유산위원으로 활동해 온 저자는 식물을 보호 대상이 아니라 문화적 자산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한다.
책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식물유산 276곳 가운데 대표성 있는 100곳이 담겼다. 소나무 17곳, 반송 8곳, 곰솔 6곳, 백송 5곳 등 소나무속 나무가 다수를 차지하고, 은행나무 25곳, 느티나무 20곳, 향나무 13곳, 이팝나무와 비자나무 각 8곳, 팽나무 8곳, 동백나무 7곳, 후박나무 6곳 등 지정 통계를 바탕으로 수종별 특징을 짚는다. 수치와 현장 사진이 결합되면서 나무의 생태적 가치와 경관적 의미가 동시에 드러난다.
세조와 얽힌 보은 속리 정이품송, 유배된 단종의 시간을 지켜본 영월 관음송처럼 역사적 장면과 연결된 나무들은 이야기의 밀도를 더한다.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운 설화라 하더라도, 그 이야기가 형성된 배경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인식과 정서를 읽어낸다. 나무를 둘러싼 기록은 곧 시대의 기록이라는 시각이다.
군산 하제마을 팽나무와 창원 북부리 팽나무처럼 드라마와 소설을 통해 새롭게 조명된 사례도 포함된다. 담양 관방제림과 함양 상림,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은 재해를 막기 위한 실용적 조림이 어떻게 지역 공동체의 상징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나무와 숲이 과거의 유산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의 문화 콘텐츠와 연결되는 지점이다.
저자는 나무를 ‘살아 있는 고문서’라고 부른다. 오랜 세월 뿌리를 내리고 서 있던 존재가 한 지역의 기억과 사람들의 삶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511장의 사진은 그 시간을 시각적으로 증언하며, 독자를 현장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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