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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은 박물관에서 시작된다, 『박물관 탐정 삼토끼』 (김은주, 이수현 그림, 파란자전거)
내 안의 용기와 마주하는 판타지 탐정 동화
출판사 제공
박물관 체험 학습 날, 단짝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아홉 살 세온은 끝내 “미안하다”는 말을 꺼내지 못한다. 마음 한구석이 무거운 채 들어선 박물관에서, 세온의 눈에만 보이는 세 마리 토끼 탐정이 나타난다. 그림 속에서 사라진 누렁이를 함께 찾아달라는 요청. 그렇게 『박물관 탐정 삼토끼』는 박물관 유물과 아이의 내면이 맞물리는 모험으로 출발한다.
이야기의 무대는 태곳적 유물이 가득한 박물관 마을이다. 성격 급한 크림, 느릿한 초코, 까칠한 민트로 이루어진 탐정 삼토끼는 증강현실 기능이 담긴 ‘꼬북안경’을 단서로 사건을 추적한다. 체조하는 83호 불상, 허풍을 떠는 조선 고양이, 스무고개를 내는 뾰족턱 토기 할아버지, 깜빡깜빡하는 백자 잔, 약과로 변신하는 기와 도깨비까지 유물은 더 이상 전시장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인물로 변모한다.
그러나 이 동화의 중심에는 추리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놓여 있다. 용기란 무엇인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건 용기 있는 일이야”라는 대사는 사건 해결의 열쇠이자 세온의 성장 문장이다. 물을 무서워하는 토끼를 위해 앞장서고, 서당 문을 먼저 열고 들어가 묻는 순간들 속에서 세온은 한 발씩 나아간다. 누렁이를 찾는 과정은 곧 친구에게 건넬 사과를 연습하는 시간이다.
12세기 청자 향로의 세 토끼에서 착안한 설정은 역사적 상상력을 자극하고, 유물에 대한 호기심을 자연스레 끌어낸다. 미스터리와 판타지, 성장 서사가 어우러진 이 작품은 박물관이라는 공간을 아이들 내면의 용기를 깨우는 무대로 확장한다.
『박물관 탐정 삼토끼』는 묻는다. 두려움 앞에서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느냐고. 사라진 누렁이를 찾는 모험 끝에서, 아이는 자기 안의 용기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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