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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막힐 때 손이 먼저 움직이는 수행 『살다 막힐 때 한 줄 해결사』 출간(동은, 조계종출판사)
버텨내기 어려운 시대를 위해
출판사 제공
잘 살기보다 버텨내는 일이 더 어려운 시기다. 마음은 급해지고, 말은 거칠어지며, 생각은 자꾸 같은 자리를 맴돈다. 기도하고 싶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가만히 앉아 마음을 다잡기엔 하루가 너무 빠르게 흘러간다. 이런 순간에 ‘한 줄’의 말이 삶을 붙드는 힘이 될 수 있을까.
조계종 화쟁위원회 부위원장 동은 스님이 쓴 『살다 막힐 때 한 줄 해결사』는 관세음보살 42수 진언을 필사하며 마음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기도 명상집이다. 하루 한 수씩 손으로 써 내려가는 수행을 통해, 막힌 마음을 억지로 밀어내기보다 잠시 붙들어 두는 데 초점을 둔다. 뜻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고, 글씨가 반듯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책은 진언을 ‘무엇을 이루게 해주는 주문’으로 다루지 않는다. 대신 “지금 당신은 어떤 손으로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손이 천천히 움직이는 동안 마음은 자연스럽게 제자리를 찾고, 급한 선택과 헛된 방향에서 한 걸음 물러서게 된다. 동은 스님은 이를 공덕을 쌓는 수행이라기보다 오늘을 무사히 건너기 위한 자비의 연습이라고 설명한다.
42수 진언은 불안, 두려움, 관계의 긴장, 삶의 방향 상실 등 현실적인 상황에 맞게 구성돼 있다. 불안이 가라앉지 않을 때는 ‘견색수’, 끝까지 버텨야 할 때는 ‘금강저수’, 가족 관계가 숨 막힐 때는 ‘보병수’, 완벽함에 집착하지 않도록 붙드는 말로는 ‘구시철구수’가 제시된다. 각 진언에는 동은 스님 특유의 절제된 해석이 덧붙여져, 삶의 태도를 다시 고르게 만든다.
“이 진언은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대신 헛된 방향으로 힘을 쓰지 않게 한다”는 문장은 이 책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출세나 성취를 재촉하는 말 대신, 내가 설 수 있는 자리를 묻고 방향을 바로잡는 데 집중한다. 기적을 약속하지 않는 대신, 흔들리기 직전 한 번 더 멈추게 하는 힘을 강조한다.
『살다 막힐 때 한 줄 해결사』는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을 다스릴 언어를 잃어버린 이들에게 손을 내민다. 필사는 수행이자 생활이 되고, 기도는 특별한 시간이 아니라 오늘을 건너는 방식이 된다. 마흔두 개의 손은 신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내는 우리의 손에서 다시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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