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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왜 멈추지 않는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 (던컨 웰던, 윌북)

바이킹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폭력의 배후를 움직인 것은 ‘광기’가 아니라 경제였다

장세환2026년 2월 6일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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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jpg출판사 제공

전쟁은 늘 비이성의 폭주처럼 설명돼 왔다. 탐욕스러운 지배자, 증오에 휩싸인 집단, 통제 불가능한 폭력.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는 이 익숙한 설명을 비켜 선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그렇게 많은 비용과 파괴를 치르면서도, 전쟁은 왜 반복되어 왔는가.

경제학자이자 《이코노미스트》 특파원으로 활동해 온 던컨 웰던은 전쟁을 ‘비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 각 시대 사람들이 처한 조건 속에서 계산된 결정으로 바라본다. 폭력은 감정이 아니라 유인과 제도, 보상 구조 속에서 작동해 왔다는 것이다. 바이킹의 약탈, 몽골 제국의 팽창, 신대륙 정복, 해적의 조직 운영, 현대 국가의 전쟁까지 이 책은 천 년에 걸친 사례를 통해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누가 무엇을 얻고, 어떤 보상이 주어졌는가.

중세 바이킹의 조공 요구는 단순한 약탈이 아니라 생산을 자극하는 경제 구조로 작동했고, 칭기즈칸의 정복은 유라시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으며 세계화의 토대를 만들었다. 반대로 신대륙에서 쏟아져 들어온 금과 은은 스페인을 부유하게 하기보다 재정 파탄으로 이끌었다. 전쟁의 결과는 무기의 수나 병력 규모보다, 그것을 운용하는 체제와 동기에 따라 완전히 달라졌다.

이 책이 특히 흥미로운 지점은 ‘승리한 쪽조차 실패할 수 있다’는 역설이다. 20세기 독일 공군을 무너뜨린 지위·보상 체계, 현대 러시아의 전쟁 수행을 왜곡하는 내부 인센티브 구조는 오늘날 기업과 조직 운영의 문제와도 겹쳐 보인다. 저자는 전쟁사를 통해 성과 평가, 책임 구조, 정보 왜곡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지 보여준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과 돈의 역사』는 전쟁을 미화하지 않는다. 다만 폭력을 도덕적 규탄만으로 설명하는 방식이 왜 현실을 바꾸지 못하는지를 냉정하게 드러낸다. 전쟁을 가능하게 만든 ‘보이지 않는 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같은 선택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 이 책은 역사책이면서 동시에 현재를 읽는 도구다. 오늘의 전쟁과 갈등을 이해하고 싶은 독자에게, 가장 불편하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관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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