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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팝콘처럼” 꺼내 놓는 대화, 『팝콘 인문학 수업』 (이진희, 책이라는신화)
영화 토론으로 자존감부터 인공지능 윤리까지, 청소년의 선택 기준을 세운다
출판사 제공
입시와 미래 불안이 일상을 짓누르는 청소년과 청년에게, 인문학은 종종 “시간이 없어서” 미뤄지는 과목처럼 취급된다. 『팝콘 인문학 수업』은 그 미뤄짐을 영화 한 편으로 깨고 들어온다. 인문학 논술 강사인 저자와 두 제자가 영화 속 담론을 대화로 풀어 가며, 왜 인문학이 필요한지, 그리고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진짜 내 삶’을 살아갈 힘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이 책의 형식은 강의록보다 토론 수업에 가깝다. 영화는 어렵고 무거운 주제를 꺼내기 위한 안전한 출발점이 된다. 자존감과 외모지상주의, 교육과 꿈, 정체성과 숏폼 문화, 인공지능 윤리, 환경과 기후, 경제민주화, 정치 양극화까지 지금 사회가 마주한 화두를 한 번에 끌어안되, “팝콘 먹듯” 가볍게 입을 떼게 만든다. 저자는 선택의 순간마다 흔들리는 마음을 겨냥해 “올바른 선택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 인문학의 역할이라고 짚고, 그 기준을 ‘진리’라는 단어로 정리한다.
책 속에서 특히 선명한 대목은 ‘공부’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는 부분이다. “공부를 잘한다”는 말이 단지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이 아니라 그 지식을 어떻게 쓰는가까지 포함한다고 말하며, 지식의 윤리와 책임을 토론으로 연결한다. 그래서 이 수업은 단순히 논술 대비가 아니라, “배운 것을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독자를 붙잡는다.
구성은 영화 7편을 큰 줄기로 삼고, 연관 작품을 더해 확장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자존감과 소비의 감각을, ‘세 얼간이’로 교육과 꿈의 압박을,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과 ‘터미네이터’로 기술과 통제, 윤리 문제를, ‘모노노케 히메’로 공존과 환경의 대가를 꺼내 든다. ‘오즈의 마법사’로 경제와 민주주의를 묻고, ‘호텔 르완다’로 정치 양극화와 시민 의식을 토론한다. “질문을 통해 개념 정립을 이끈다”는 추천평처럼, 이 책은 정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계속 남겨 독자가 자기 언어를 만들게 한다.
『팝콘 인문학 수업』은 인문학을 ‘거창한 교양’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험과 경쟁으로 숨이 가쁜 청소년에게,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가장 현실적인 루트가 무엇인지 보여 준다. 영화가 익숙한 만큼 대화도 쉽게 시작된다. 그 대화가 쌓이면, 남의 기준이 아니라 내 기준으로 선택하는 힘이 생긴다는 메시지가 끝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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