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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는 존재로서의 인간을 다시 묻다, 『호모 컨스트럭투스』 (김한수, 보문당)
건설을 기술이 아닌 사유의 문제로 끌어올린 건설인문학 선언
출판사 제공
도시는 매일 새로 지어지지만, 건설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오래된 자리에 머물러 있다. 성장의 숫자는 쌓였지만 자존감은 낮아졌고, 기술은 정교해졌지만 신뢰는 흔들린다. 김한수는 이 익숙한 불균형 앞에서 질문을 바꾼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가 아니라, 우리는 건설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가라는 물음이다.
『호모 컨스트럭투스』는 인간을 ‘지혜로운 존재’인 동시에 ‘끊임없이 짓는 존재’로 규정하며 출발한다. 저자가 제시한 ‘호모 컨스트럭투스’는 단순한 조어가 아니라, 건설을 기술과 제도의 영역에서 인간과 사회, 문명의 차원으로 되돌려 놓기 위한 관점이다. 건설산업의 위기를 제도나 기술의 결함이 아닌 사유의 높이에서 바라보려는 시도다.
책은 규제 중심의 행정, 가격에 기울어진 입찰 구조, 기술과 가치의 분리, 신뢰가 흔들린 현장 문화 등 건설산업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벽들을 짚어낸다. 그러나 해결책을 나열하지 않는다. 대신 그 벽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를 묻는다. 저자는 그 원인을 건설을 바라보는 시선과 언어의 빈곤에서 찾는다.
김한수는 인문의 언어를 통해 건설을 다시 읽자고 제안한다. 기술의 언어가 기능과 구조를 설명하고, 제도의 언어가 절차를 관리해 왔다면, 인문의 언어는 건설이 누구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어떤 가치를 쌓아 올리고 있는지를 묻는다. 효율보다 존엄을, 구조보다 의미를 먼저 생각하는 전환이다.
『호모 컨스트럭투스』는 다섯 개의 사유를 따라 건설의 본질과 산업의 내면, 변화의 흐름과 운명을 성찰한다. 건설을 멈추지 않는 인간의 본성에서 출발해, 산업이 사회와 맺어 온 관계를 되짚고, 신뢰와 윤리가 왜 산업의 운명을 가르는 핵심 자본이 되었는지를 탐색한다. 결론 대신 질문을 남기며, 건설을 다시 생각할 사유의 출발점으로 독자를 이끈다.
이 책은 건설산업 종사자에게는 익숙한 관성을 낯설게 만드는 거울이고, 정책 담당자에게는 산업을 바라보는 언어를 다시 세우게 하는 질문지다. 무엇을 지을 것인가보다, 어떤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며 짓고 있는가를 묻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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