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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물건의 경계, 유치원에서 처음 배우다, 『내 장난감 돌려줘!』 (이준하, 꿈소담이)
요술봉 장난감 사건으로 살펴보는 소유와 배려의 감정 수업
출판사 제공
유치원 교실은 아이들이 사회의 규칙을 처음 체감하는 공간이다. 『내 장난감 돌려줘!』는 그 공간에서 흔히 벌어질 법한 장난감 다툼을 통해, 빌림과 소유의 차이, 그리고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태도를 차분히 짚어내는 그림책이다. 반짝이고 소리 나는 요술봉 하나가 친구 관계를 흔드는 계기가 되며, 이야기는 아이들의 일상에 꼭 맞닿은 질문으로 전개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단순하다. 수아가 집에서 가져온 요술봉 장난감을 유치원에 보여 주자, 친구 현우가 잠깐만 빌려 달라고 말한다. 수아는 망설임 끝에 장난감을 건네지만, 현우는 점점 그것을 자신의 것처럼 다루기 시작한다. 친구들 앞에서 자랑하고, 조심스럽게 써 달라는 수아의 마음은 점점 뒤로 밀린다. 결국 요술봉이 망가지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아이들 사이에 쌓인 감정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이 책이 주목하는 지점은 ‘누가 잘못했는가’를 따지는 데 있지 않다. 대신 빌린 물건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감정의 균열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보여 준다. 현우의 행동은 악의라기보다 경계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비롯되고, 수아의 불편함 역시 말로 쉽게 설명되지 않는 감정으로 묘사된다. 덕분에 독자는 어느 한쪽에만 서기보다 상황 전체를 바라보게 된다.
허자영 작가의 그림은 이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장난감을 쥔 손의 힘, 친구들 사이에서 굳어지는 표정, 어른이 개입하는 순간의 분위기가 부드러운 색감 속에 자연스럽게 담긴다. 글과 그림이 서로 설명하려 들지 않고, 장면마다 여백을 남겨 아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내 장난감 돌려줘!』는 훈계나 정답을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유치원이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작은 사건을 통해, 타인의 물건을 대할 때 필요한 배려와 책임을 경험적으로 전한다. 처음으로 ‘내 것’과 ‘남의 것’의 경계를 배우는 아이들에게, 이 책은 일상의 언어로 건네는 조용한 안내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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