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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는 멈춤이 아니라 방향이다”, 『상처와 화살, 인문학으로 세상 읽기』 (임헌영, 보리)
동서양 고전 200여 권을 문학의 눈으로 엮어낸, 지금 시대의 인문학 길잡이다
출판사 제공
인문학은 멀고 어렵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그러나 문학 평론가 임헌영은 그 거리감을 정면으로 줄인다. 『상처와 화살, 인문학으로 세상 읽기』는 서양 고전에서 동양 철학까지 폭넓게 가로지르며, 삶과 사회를 읽는 언어로서의 인문학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는 문학을 중심에 놓고 철학, 역사, 예술, 사회, 종교, 미학으로 시야를 넓힌다. 셰에라자드에서 톨스토이까지, 고전과 사유의 흐름을 따라가며 인문학 명저 200여 권을 발판 삼아 오늘의 현실을 해석한다. 지식의 나열보다 중요한 것은 질문의 연결이며, 이 책은 그 연결을 문학적 감수성과 비판적 시선으로 이어간다.
책은 크게 아름다움과 윤리, 악과 권력, 신앙과 구원, 문학과 역사, 전쟁과 혁명, 전위주의 미학까지 확장된다. 이야기의 전개는 시대와 지역을 넘나들지만, 결론은 한곳으로 수렴한다. 인간의 존엄과 공동체의 평화를 어떻게 지켜낼 것인지 묻는 문제다.
임헌영은 인문학을 교양의 장식으로 보지 않는다. 인문학이 사라질 때 사회는 광기로 기울 수 있으며, 결국 평등과 평화는 연대와 용기 속에서 다시 세워진다고 강조한다. 문학이 인간을 종합적으로 탐구하는 영역이라는 인식 아래, 독자가 길을 잃지 않도록 주제를 유기적으로 엮어 인문학의 ‘읽는 감각’을 만들어 준다.
책의 제목은 상처를 딛고 전쟁을 멈추게 한 필록테테스의 화살을 떠올리게 한다. 상처는 끝이 아니라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동력이 될 수 있으며, 인문학은 그 동력을 방향으로 바꾸는 등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책 전체를 관통한다.
『상처와 화살, 인문학으로 세상 읽기』는 막막했던 인문학을 삶의 언어로 되돌려 놓는다. 오늘의 불안과 갈등을 해석할 문장이 필요한 독자에게, 이 책은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질문의 지도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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