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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수록 기준을 세우는 고전 읽기, 『서른을 위한 최소한의 철학 수업』 (최영원, 이든서재)
정체성 관계 일 행복 미래를 묻는 38가지 질문
불안이 갑자기 삶의 중심을 흔든 2021년, 최영원은 마음을 다잡기 위해 심리학 연구와 철학 원전, 고전 텍스트를 다시 펼쳤다. 그가 붙든 건 유행하는 처방이 아니라 “삶의 모든 질문은 결국 나 자신으로부터 출발한다”는 결론이었다. 그 결론을 밀어붙이며 쌓아 올린 기록이 『서른을 위한 최소한의 철학 수업』이다.
최영원은 연세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했고, 아들러 심리학을 삶에 적용하며 불안을 건너왔다. 지금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자기 수용과 과제 분리, 단단한 마음공부를 주제로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며, 어려운 개념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 길을 다시 잡게 돕는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문장은 현학보다 실전 쪽으로 기운다. 서른을 통과하는 사람들이 자주 던지는 질문,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리고 있는 걸까?”를 정면에 놓고, 흩어지는 마음을 붙잡을 기준을 찾게 만든다.
책은 정체성, 관계, 일, 행복, 미래라는 5가지 축을 세우고, 그 위에 38개의 질문을 올린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에서 출발해, 스토아의 통제, 니체의 의지, 장자의 자연스러움 같은 고전의 사고법을 오늘의 불안과 바로 연결한다. 핵심은 고전을 멋있게 소개하는 데 있지 않다. 통제할 수 없는 사건을 붙잡느라 지치는 대신, 사건에 대한 내 반응을 다루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 마음의 주도권을 되찾자는 제안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최영원이 강조하는 건 ‘정답’이 아니라 ‘기준’이다. 아무리 위로가 필요해도, 기준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서른을 앞두었거나 이미 지나오는 독자라면, 이 책이 말하는 철학은 어렵고 먼 학문이 아니라 매일의 결정을 덜 후회하게 만드는 최소한의 도구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엔 저자의 또 다른 문장이 남는다. “기준이 생기면 흔들림이 줄어든다.”
그가 고전에서 끌어온 문장들은 결국 지금의 생활 리듬, 관계의 거리, 일의 의미를 재배치하는 쪽으로 독자를 끌고 간다. 불안을 덮지 않고 해부한 뒤, 다시 살아낼 설계를 남기는 방식이다. “서른이 묻고 고전이 답하다”라는 문구는 그가 걸어온 우회로의 요약처럼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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