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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나인가", 100억 개 순간이 만드는 자아, 『무엇이 나인가, 붓다에게 묻다』 신간 출간 - (앤드류 올렌즈키, 한)
불교 '무아' 사상을 현대 심리학으로 풀어낸 30년 명상 지도자의 통찰
출판사 제공
"내가 이 순간 경험하는 나의 마음 상태를 바로 '나'이고, '나의 것'이라고 동일시하지 않고, 그저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다음 순간에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30여 년간 불교학자이자 명상 지도자로 활동한 앤드류 올렌즈키의 신간 『무엇이 나인가, 붓다에게 묻다』가 출간됐다. 강병화, 하현주 번역가가 공동으로 우리말로 옮겼다.
랭카스터 대학교, 스리랑카 대학교, 하버드 대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저자는 매사추세츠주 배리에 있는 통찰명상협회의 첫 번째 상임이사였고, 이후 25년 동안 배리불교학센터를 이끌며 가르쳤다. 현재 통합다르마연구소의 선임 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은 '무아(無我)'다. 저자는 우리가 고통받는 이유가 실재하지 않는 '나'라는 개념에 집착하고 이를 보호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오래전 우리는 비가 내리는 현상을 두고 신이 비를 내리게 했다는 식의 '행위자' 명사를 사용하여 설명했지만, 이제는 비가 내릴 만한 온도와 습도 등의 조건이 만나 비가 내린다고 알고 있다. 저자는 자아라는 현상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나'라는 행위자가 있어서 삶을 주재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비처럼 자아도 그것이 형성되는 여러 조건이 만나 일어나는 일회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나라는 행위자 대신 우리 자신을 약 100억 개의 개별적인 마음 순간들로 보자고 제안한다. 이러한 관점은 100억 개의 마음 순간을 주재하는 연속적이고 고정된 자아가 존재한다는 환상을 깨뜨리면서도, 동시에 매 순간 새로운 주체로 거듭날 수 있는 선택의 힘과 순간의 소중함을 발견할 수 있게 한다.
"어떤 경험의 대상을 갈망할 때, 그것을 '원하는 인격'이 구성되고, 어떤 대상에 대한 혐오가 생길 때 그것을 '싫어하는 인격'이 존재하게 된다." 어떤 고정된 자아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반응에 의해 자아가 실시간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 관점은 정신장애 치료에도 혁신을 제시한다. '불안한 나', '우울한 나', '중독된 나'라는 정체성을 고치려 하기보다는, 그 자아 자체가 순간적으로 구성되고 사라지는 것임을 이해하게 함으로써 치유의 관점 자체가 달라진다.
저자는 마음챙김에 대해서도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진정한 마음챙김 훈련이란 관찰하는 모든 현상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고, 그것과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으며, 집착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단순히 현재에 머물며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수준을 넘어, 현상의 무상함과 상호의존성을 꿰뚫어 보는 '지혜'가 결합될 때만이 진정한 해방이 가능하다.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이자 마음챙김 자기연민 프로그램 공동 개발자인 크리스토퍼 거머는 추천사에서 "군더더기 없는 지혜와 삶을 변화시키는 통찰이 가득한 이 책은 반복해서 읽고 곱씹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불교 이후』의 저자 스티븐 배철러는 "우리가 '자아'라고 믿는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전제에 도전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문을 열어준다"고 평가했다.
무아의 실천은 염세적이기보다는 희망적이다. "무아라는 약속"이라고 저자가 표현했던 것처럼, 무아는 상실이 아니라 해방이며, 자아의 부정이 아니라 더 큰 연대를 향한 희망적인 약속이다. 자아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이 개인의 평온에 그치지 않고, 타인에 대한 자비와 사회적 연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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