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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말씀은 어떻게 인간의 손을 거쳤나, 『성경 왜곡의 역사』(바트 어만, 갈라파고스)

전승 과정에서 성경은 어떤 변화를 겪었을까?

장세환2026년 1월 24일 오전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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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왜곡의 역사.jpg출판사 제공

갈라파고스가 바트 어만의 대표작 『성경 왜곡의 역사』를 증보판으로 펴냈다. 이 책은 성서가 오늘 우리가 읽는 형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필사와 전승 과정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추적한다. ‘신의 말씀’이라는 확신이 굳어지는 동안 인간의 손이 개입한 흔적은 어디에 남았는가, 그리고 그 흔적을 마주할 때 독자는 무엇을 새로 생각해야 하는가가 책의 출발점이다.

저자는 성서 원문이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남아 있는 것은 원문이 아니라 후대의 사본이며, 그 사본들 역시 필사자의 실수와 수정, 때로는 의도된 변개를 거치며 서로 다른 문장을 품게 됐다는 것이다. 책은 이런 차이를 단순한 논쟁거리로 소비하지 않고, 사본들을 대조해 더 오래된 형태의 본문을 복원하려는 학문인 본문비평의 작업 과정을 흥미로운 사건과 인물로 풀어낸다. 한 구절의 작은 차이가 교리와 해석, 공동체의 규범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본문을 둘러싼 싸움이 단지 과거의 학술 논쟁이 아니라 현재의 문화와 정치, 윤리와도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유명한 일화로 알려진 대목들에 숨은 반전이 독자의 시선을 붙든다. 어떤 이야기는 후대의 사본에서 더 매끄럽게 덧붙여졌고, 어떤 표현은 논쟁의 한복판에서 특정 입장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손질되었다는 식이다. 책은 필사자들이 왜 그렇게 했는지, 당시 공동체가 무엇을 두려워했고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까지 함께 묻는다. ‘성서의 한 문장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가 곧 ‘누가 어떤 세계관으로 공동체를 이끌 것인가’로 이어졌다는 해석은, 오늘날 성서 구절이 사회적 쟁점의 근거로 호출되는 장면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이번 증보판에는 독자들이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도록 부록이 보강됐다. 저자와의 문답, 독자에게 전하는 조언, 주요 사본과 이문 소개가 실려 본문비평의 핵심 쟁점을 따라잡기 쉽도록 구성했다. 종교적 확신을 지키려는 독자든, 서구 문명의 가장 거대한 텍스트가 형성된 과정을 알고 싶은 독자든, 이 책은 ‘완성된 책’으로서의 성서가 아니라 ‘변해온 책’으로서의 성서를 마주하게 한다. 그 과정에서 신앙과 역사, 인간의 선택이 어떻게 한 권의 권위를 만들어 왔는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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