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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의 꿈을 접고 40년, 다시 찾은 '나', 『다시, 나에게로』 신간 출간 - (이점희, 출판사명 미정)

"나를 사랑하는 것이 자비의 첫걸음", 불교의 가르침으로 찾는 고요

장세환2026년 1월 21일 오후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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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에게로.jpg출판사 제공

"너는 정이 많아 비구니 되기는 힘들겠구나, 재가 신도로 남거라." 스무 살 무렵,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비구니 스님들을 찾아뵈었던 한 젊은이가 큰스님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그는 꿈을 접고 현실을 살았다. 40년이 흐른 지금, 그는 다시 '나에게로 가는 길'을 찾았다.

안동에서 태어난 이점희 저자의 신간 『다시, 나에게로』가 출간됐다. 경북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에서 40여 년간 교육행정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101명으로 시작한 공무원노조를 3천 명 조합원으로 만든 노조위원장이었던 저자가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이 책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왠지 불안하고, 과거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현재를 잊고 사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는 "사람들은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이유 없는 불안이 찾아오거나 괜스레 흔들리는 마음에 초조함이 느껴지는 건 모두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마음의 움직임을 억지로 없애려 하지 말라는 것이다. "마음은 본래 그렇게 흐트러지고, 흔들리고, 어지러워지는 거다. 문제는 마음이 복잡하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복잡함을 억지로 없애려 하거나 나쁜 것으로 바라보는 태도에 있다." 불교에서는 머릿속이 시끄럽고 마음이 복잡할수록 억지로 고요히 만들려 하기보다, 지금 내 안에서 어떤 감정이 일어나고 있는지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가르친다.

"나는 괜찮아"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에게 솔직해야 한다. 불교에서는 내면을 바라보는 이 태도를 '관觀'이라고 부른다. 관찰하고, 알아차리고, 바라보는 힘이다. 저자는 "지금 무엇이 힘든지, 마음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감정은 무엇인지 조용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책은 비우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비우는 것이 곧 채우는 길이고, 더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는 것이 진짜 채움이다." 텅 빈 그릇에만 물을 담을 수 있듯, 마음 역시 공간이 있어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 비운다는 건 포기하거나 버린다는 뜻이 아니라 선택이다. 지금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조용히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불교에서는 마음을 '물결'에 비유한다. 고요한 물에는 세상의 풍경이 그대로 비치지만, 파도가 치면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볼 수 없다. "바깥 자극에 휘둘리고, 수많은 감정과 생각이 밀려들 때는 내 안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없다. 그래서 번잡한 세상일수록 우리는 스스로를 위한 고요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저자는 조급함에 대해서도 경계한다. 불교에서는 조급함을 '망령된 마음'이라 표현한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매어 현재를 놓치고, 지금 이 자리에서 충분히 머무르지 못하는 마음을 말하는 것이다. "바쁘게 사는 것이 나쁜 건 아니지만, 끊임없이 무언가에 쫓기듯 사는 건 분명히 마음에 무리를 준다."

관계에 대한 통찰도 담겨 있다. 불교에서는 '타인도 나와 다르지 않다'고 가르친다. "나도 아프고, 그도 아프다. 나도 두렵고, 그도 두렵다." 나와 전혀 다른 듯 보이는 사람도 결국은 같은 감정의 언어를 품고 있다. 그걸 이해하기 시작하면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멀리하고 싶었던 마음보다, 그 사람을 통해 드러난 내 감정을 돌아보게 된다. 그것이 바로 자비의 시작이고, 관계의 본질이다.

저자는 자비에 대해서도 명확히 한다. "타인을 배려하는 것과 나를 희생하는 건 다른 일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자비란, 나도 너도 함께 아프지 않은 길을 찾는 것이고, 그 안에는 스스로에게도 다정할 것이라는 전제가 담겨 있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에서는 생각과 불안을 바라보는 법을, 2장 '고요함을 길들이는 시간'에서는 조용한 새벽 5분과 차 한 잔의 시간을, 3장 '관계 속에서 흔들리지 않기'에서는 비교와 용서를, 4장 '일상에 불을 밝혀주는 습관들'에서는 감사 일기와 걷는 명상을, 5장 '다시 나를 만나는 길 위에서'에서는 지금 여기의 나를 믿는 법을 다룬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은 삶을 바꾸는 비법이나 멋진 결심을 다룬 책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다짐을 하지 못한 채 조용히 지쳐 있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치열한 삶에 집중하느라 진정한 '나'를 잃어가고 있었다고 고백하는 저자는, 불교의 가르침대로 '있는 그대로의 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퇴직 후에는 사회적기업 CEO로서 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와 자립을 위해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는, 퇴직하면서 행정실장과 노조위원장으로 살았던 삶을 담은 책 『노조위원장 점희씨』를 출간한 바 있다.

2026년, 우리는 모두 현실의 삶을 핑계로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 하지만 진정한 '나'는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스스로에게 좀 더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보는 건 어떨까. 마음이란 참 신기해서, 말로 표현하지 못한 채 묵혀 두면 무거워지지만, 조심스럽게 꺼내어 들여다보면 한결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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