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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틈에서 박태원을 다시 읽다, 『박태원의 도시소설과 역사소설』 (김인환, 염인수, 고려대학교출판문화원)

트렌드를 이끈 박태원을 알아보자

장세환2026년 1월 19일 오후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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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원의 도시소설과 역사소설.jpg출판사 제공

모더니스트 박태원과 역사소설가 박태원은 정말 다른 사람일까. 김인환, 염인수 두 연구자는 그 오래된 분리를 정면으로 건드린다. 신간 『박태원의 도시소설과 역사소설』은 1930년대 경성의 삶을 포착한 《천변풍경》과, 월북 이후 장기 기획으로 이어진 〈갑오농민전쟁〉 연작을 각각 중심 텍스트로 삼아 박태원 소설 세계를 다시 엮어낸다.

책은 한 작가의 경력을 시간 순서로 정리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1909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6년 평양에서 생을 마감하기까지, 박태원의 작품이 남북한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호명되어 온 과정을 짚으며, 그 호명이 어떤 해석의 습관을 만들었는지 묻는다. 해방 이후의 격변, 한국전쟁, 월북이라는 개인사의 굴곡이 문학 연구의 선택과 금기를 낳았고, 그 결과 박태원은 “선택적으로 기억되어 왔다”는 문제의식이 책 전체의 바닥을 이룬다.

1부에서 김인환은 《천변풍경》을 도시 풍속의 기록으로만 보지 않는다. 길과 집, 노동의 장면과 생활의 장면을 가르며 인물들이 부딪히는 자리와 시간을 따라간다. 도시의 공간이 계층의 감각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가족과 관계의 결이 어떤 방식으로 생활을 버티게 하거나 무너지게 하는지, 그리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인물들이 성장하거나 하강하거나 지속하는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소설의 서술 특징으로 설명한다.

2부에서 염인수는 〈갑오농민전쟁〉 기획을 하나의 거대한 장치로 다룬다. 서술자와 역사 의식, 시공간 구성과 인물 군상이 맞물리는 방식에 주목하며, 이 연작이 단순한 이념의 전시가 아니라 한반도의 현실을 총체적으로 파악하려는 문제의식과 서사 전략을 함께 품고 있다고 읽는다. 혁명이 한 사람의 비극으로 닫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모든 장소에서 살아 숨 쉬는 인간 군상”의 호흡으로 확장되는 길을 탐색한다는 해석도 이 지점에서 제시된다.

두 편의 작품론은 따로 쓰였지만 결론은 한곳을 향한다. 도시와 역사, 모더니즘과 리얼리즘 같은 익숙한 구획을 넘어, 소설이 실제로 작동하는 문장과 시선, 서술의 리듬을 통해 박태원을 통합적으로 이해해 보자는 제안이다. 남북의 상반된 평가 사이에서 미완으로 남아 있던 작가를 다시 불러내, 박태원이 남긴 두 계통의 소설을 한 장의 지도 위에 올려놓는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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