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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읽는 동물 사회, 『동물 사회의 전쟁』(로이크 볼라슈, 사람in)
포식과 전쟁을 가르는 선, 협력과 폭력의 경계를 다시 묻다
출판사 제공
『동물 사회의 전쟁』은 동물 세계의 충돌을 ‘사냥’이나 ‘포식’으로 뭉뚱그리지 않고, 집단과 집단이 특정 목적을 위해 조직적으로 벌이는 공격이라는 의미에서의 ‘전쟁’으로 다시 정의한다. 먹이를 얻기 위한 행위와 달리 전쟁은 영역, 번식, 서열, 집단 존속 같은 이유로 상대 집단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전혀 다른 사회적 행동이라는 출발선이 책 전체를 끌고 간다.
저자 로이크 볼라슈는 곤충부터 유인원까지 종을 가로지르며, 동물 사회가 얼마나 복잡한 갈등의 층위를 지니는지 보여 준다. 침팬지의 영역 전쟁, 미어캣의 의례화된 대치와 총력전, 줄무늬몽구스의 전사 집단 같은 사례는 “동물은 본능대로만 싸운다”는 편견을 깨뜨린다. 전쟁은 충동이 아니라 신호, 동맹, 보복, 억지력 같은 사회적 장치 속에서 발생하고, 때로는 후퇴와 타협까지 포함한 ‘전략의 결과’로 나타난다.
흥미로운 축은 ‘암수 전쟁’이다. 새끼 살해 위험과 강제 교미 같은 폭력적 장면만을 나열하는 대신, 암컷들이 수동적 희생자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러 수컷과 교미해 부성의 확신을 흐리게 만드는 전략, 암컷끼리 연합해 위협을 밀어내는 방식은 번식이 곧 협상이며, 협상이 깨질 때 전쟁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전사 계급의 진화’다. 개미와 흰개미 같은 진사회성 곤충의 군대, 자폭 개미의 극단적 방어, 종들 사이의 경쟁 전쟁까지 이어지며, 전쟁이 어떤 종에서는 사회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압력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 준다. 싸움의 무대는 밖에만 있지 않다. 계승 전쟁과 내란, 사회적 배척과 희생양 현상까지 다루며, 무리 내부의 권력 다툼과 통제가 어떻게 폭력으로 번지는지도 함께 짚는다.
하지만 책은 냉혹함으로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 축은 ‘평화’다. 지배와 질서, 거리 두기, 화해와 위로 같은 비폭력적 해결 장치가 소개되며, 전쟁은 필연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여러 경로 중 하나라는 결론으로 나아간다. 동물 사회의 전쟁을 들여다보는 일은 결국 인간 사회의 폭력과 협력, 도덕 감각을 다시 묻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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