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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딱지 내 동생』 (김태은 글, 이유철 그림, 아이음북스)

딱지 하나에 흔들린 마음이, 동생을 데리러 뛰어가는 발로 바뀔 때

장세환2026년 1월 13일 오전 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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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딱지 내 동생.jpg출판사 제공

부모가 보기엔 사소한 하루다. 형은 딱지치기 시합 하나에 온 신경을 세우고, 동생은 하필 그 순간에 더 달라붙는다. 그런데 아이에게는 그게 전부다. 『껌딱지 내 동생』은 바로 그 “아이의 전부”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않는다. 형제 사이를 늘어놓는 대신, 딱지 한 장을 매개로 감정이 어떻게 뒤집히는지, 형의 속이 어떻게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지 끝까지 따라간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형 인규가 있다. ‘대왕 오로라 딱지’를 되찾기 위해 연습까지 해가며 벼르는 날, 엄마의 급한 일 때문에 동생 선규를 데리고 나가야 한다. 준비해 온 승부의 판에 동생이 따라붙는 순간부터, 인규의 마음은 억울함과 짜증으로 달아오른다. 동생이 일부러 망치려는 건 아닌데, 이상하게도 동생이 끼면 늘 내가 손해 보는 느낌. 이 책은 그 감정을 꾸짖지 않고 그대로 보여준다. 형이어서 더 피곤한 날, 형이어서 더 억울한 날의 표정을 정확히 잡아낸다.

딱지치기 시합 장면은 웃기면서도 아프다. 판세가 넘어오는 순간, 동생의 “오줌 마려워”가 끼어들고, 인규는 집중이 흐트러진 채 모든 걸 잃는다. 여기서 인규가 내리는 결론은 단순하다. “이제 동생 같은 건 필요 없어.” 그래서 동생을 동찬이에게 맡기듯 보내고 혼자 집으로 돌아와 버린다. 이 선택이야말로 이 책의 진짜 시작이다. 동생이 없어진 집은 해방감으로 가득한데, 그 해방감이 오래 버티지 못한다. 이상하게 조용하고, 이상하게 허전하다. 즐거워야 하는 시간이 자꾸만 불안으로 바뀐다.

결정타는 ‘납치 스팸 문자’ 같은 해프닝이다. 엄마의 전화 한 통이 인규의 마음을 확 뒤집어 놓는다. 그동안 쌓였던 짜증은 순식간에 겁으로 바뀌고, 겁은 책임감으로 바뀐다. 동찬이 전화번호도 없고 주소도 가물가물한데, 인규는 겉옷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채 밖으로 튀어나간다. 그 달리는 장면에서 아이가 스스로 알아차린다. 동생은 귀찮은 존재가 아니라, 없어지면 안 되는 존재라는 걸. 싫다는 말이 튀어나왔던 그 입이, 결국 “어디 있지”를 먼저 찾게 된다는 걸.

『껌딱지 내 동생』이 좋은 건, 훈훈한 교훈으로 덮지 않는다는 점이다. 형이 갑자기 성숙해지거나, 동생이 갑자기 착해지지 않는다. 현실처럼 끝까지 귀찮고 끝까지 사랑스럽다. 그래서 마지막에 남는 감정도 깔끔한 감동이 아니라, 조금 울컥한 안도감이다. 형제자매란 이런 식으로 서로를 배우는 관계라는 걸, 아이의 속도로 납득하게 만드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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