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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야생성을 되찾는 가장 차가운 초대, 『바다와 숲의 영혼』 (크레이그 포스터, 상상스퀘어)
도시의 피로를 바다숲에서 씻어내는 기록
출판사 제공
하루 16시간 편집실에 갇혀 살던 한 영화 제작자가,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야생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카데미상 수상작 ‘나의 문어 선생님’을 만든 크레이그 포스터가 20년 동안 아프리카 24개국의 바다와 숲을 누비며 몸으로 배운 회복의 감각을 한 권에 담았다. 우울과 불안의 시대를 관통하는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는 왜 이렇게 쉽게 지치고, 자연에서 멀어질수록 더 불안해지는가.
저자는 인간의 뿌리를 ‘야생성’에서 찾는다. 형광등 아래 스크린을 오래 바라보는 생활이 편리함을 주었지만, 그 대가로 감각과 본능을 갉아먹었다는 고백이 책의 첫 문을 연다. “두려워하고만 있을 시간이 없었다.”라는 문장이 여러 장면을 관통하며, 변화는 생각이 아니라 움직임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밀어준다.
여정은 낭만보다 차갑고 현실적이다. 거대한 포식자가 있는 물길, 시야가 가려지는 수중 통로, 얼어붙는 바다, 예측 불가능한 숲이 등장한다. 그 속에서 저자가 반복해 확인하는 생존의 규칙은 의외로 단순하다. 정면으로 맞서 이기려 들기보다, 긴장을 내려놓고 상대를 읽는 순간에 길이 열린다. “긴장을 풀고 근육에서 힘을 뺐다.”라는 짧은 문장이 공포를 통과하는 방식이 된다.
자연은 무섭지만, 동시에 다정하다. 멀리서 인간을 경계하던 동물이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저자는 그 일을 기적처럼 과장하지 않고 조용히 기록한다. 우리가 자연을 지배하거나 해석하려 들지 않을 때, 자연은 우리를 판단하지도 추궁하지도 않는다. 대신 다시 연결될 기회를 내어준다.
이 책의 메시지는 결국 일상으로 돌아온다. 더 멀리 도망치는 삶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자연으로 나가는 삶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지막에는 혼자서도 시작할 수 있는 추적 훈련을 덧붙여, 감탄으로 끝나지 않고 실천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자연과 단절된 감각을 되살리는 일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오늘의 걸음에서 가능하다는 제안이다.
바다와 숲이 건네는 가장 큰 위로는, 우리가 이미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다시 믿게 만드는 데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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