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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정한 기준에서 벗어나 내 마음을 지키는 법, 『나도 강아지 기를래요!』 (알렉상드르 주자, 아울북)

강아지를 원한 아이가 돼지와의 우정을 통해 배우는 소중함

장세환2026년 1월 7일 오후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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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강아지 기를래요.jpg출판사 제공

아이의 하루에는 남들 시선이 갑자기 무겁게 내려앉는 순간이 있다. 나만 다르다는 느낌이 얼굴을 달아오르게 만들고, 그때 마음은 쉽게 비교로 기운다. “나도 강아지 기를래요!”라는 말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인정받고 싶은 마음의 외침일 수도 있다. 이 그림책은 그 외침 뒤에 숨어 있던 수치심과 애정의 진짜 모양을 보여 준다.

문제는 아이가 원하는 것이 강아지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 친구들처럼 자연스럽게 보이는 일상, 누가 봐도 반려동물로 인정받는 안정감이 함께 따라온다. 반대로 돼지를 데리고 걷는 순간은 시선이 몰려들고, 아이는 자꾸 숨고 싶어진다. 사람들의 반응은 장난처럼 스쳐 가지만, 아이에게는 “나는 이상해 보이나”라는 질문으로 남는다. 그렇게 타인의 평가가 마음의 기준이 되면, 지금 곁에 있는 존재마저 불편하게 느껴진다.

지금 이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는 아이들이 비교를 너무 이른 나이에 배운다는 데 있다. 더 멋져 보이는 것, 남들이 좋아하는 것, 평범해 보이는 선택을 따라야 안전하다는 감각이 빠르게 스며든다. 그래서 아이는 스스로의 마음을 살피기보다, 남들의 눈에 맞추는 쪽으로 몸을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욕심을 나무라는 일이 아니라, 그 욕심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알아차리게 하는 일이다. 이 책은 “갖고 싶다”는 마음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그 마음이 누구의 시선에서 자랐는지 되묻게 만든다.

해결책의 자리에서 『나도 강아지 기를래요!』는 한 아이의 선택과 후회를 통해 감정을 또렷하게 드러낸다. 강아지를 갖고 싶은 아이는 결국 공원에서 한 할머니에게 돼지를 팔고 새 강아지를 사려 한다. 그런데 혼자가 되고 나서야 아이는 깨닫는다. 돼지는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도, 자신에게는 좋은 친구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때 터지는 눈물은 단순한 미안함이 아니라, 내가 정말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늦게 알아차린 순간의 울음이다.

이 책이 뭉클한 지점은 반성이 벌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아이는 할머니의 외로움까지 상상하며 마음을 한 번 더 확장한다. 돼지를 다시 데려오는 것만으로 이야기를 닫지 않고, 할머니에게 선물을 준비하는 장면을 통해 관계의 책임을 배운다. 소중함은 뒤늦게 깨닫는 경우가 많고, 그 깨달음은 누군가의 마음을 헤아리는 방향으로 자라난다. 아이가 성장하는 순간을 도덕 교훈으로 딱딱하게 밀어 넣지 않고, 생활 속 감정의 결로 보여 준다.

독자에게 남는 의미도 분명하다. 남의 것이 더 좋아 보이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생기지만, 그 마음대로 움직였을 때 무엇을 잃는지도 함께 배워야 한다. 이 책은 다름에서 오는 창피함, 소속되고 싶은 욕구, 비교에서 시작된 욕심을 아이의 언어로 풀어낸다. 그리고 “멋진 강아지”라는 외형의 꿈 뒤에, 사실은 친구가 필요했던 마음이 있었음을 조용히 드러낸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더 근사한 무엇이 아니라, 이미 곁에 있는 사랑을 알아보는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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