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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 자체로 빛나는 ‘꿀떡종’의 선언, 『안녕, 나는 꿀떡이야』 출간(고지현, 하울북스)

견종을 묻는 질문 하나가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잣대’를 드러낸다

장세환2026년 1월 5일 오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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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하는 꿀떡이야.jpg출판사 제공

산책길에서 가장 흔하게 날아오는 질문이 있다. “견종이 뭐예요?” 귀엽다는 말처럼 들리지만, 그 질문은 때로 강아지의 이름보다 ‘분류’를 먼저 확인한다. 고지현 작가의 그림책 『안녕, 나는 꿀떡이야』는 바로 그 순간을 꿀떡이의 시선으로 정면에서 바라본다. “글쎄? 나는 꿀떡이야.” 이름으로 답했을 뿐인데,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 그 반응 속에서 꿀떡이는 처음으로 ‘잡종견’과 ‘품종견’이라는 단어를 마주하며 혼란을 겪는다.

이 책은 ‘견종 차별’이라는 주제에서 출발하지만, 결론은 훨씬 넓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타인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 보이지 않는 기준으로 재단하고 줄 세우는가. 칭찬처럼 포장된 “품종견 같아 보여요.”라는 말이 왜 꿀떡이에게는 낯설고 불편한 질문으로 남는지, 작가는 담담한 서사로 보여 준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꿀떡이 엄마의 한 문장이 있다. “엄마는 말이야, 있는 그대로의 너를 사랑해. 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꿀떡종이란다.” 비교와 평가의 언어가 흔한 일상에서, 이 말은 독자에게도 그대로 돌아온다. ‘너는 너라서 괜찮다’는 선언은 반려 문화의 경계를 넘어, 아이들과 어른 모두가 자신의 가치를 다시 확인하게 만든다.

『안녕, 나는 꿀떡이야』는 제1회 강아지숲 그림책 공모전 대상 수상작으로, 작가가 실제로 반려견 꿀떡이와 함께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공고 번호 323’였던 유기견이 한 가족의 이름이 되고, 그 이름이 다시 한 권의 이야기로 확장되는 흐름은, 구조적 시선이 개인의 삶에 남기는 흔적까지 조용히 비춘다. 다름을 인정하는 일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질문의 방향을 바꾸는 작은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걸 이 책은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우리는 모두 있는 그대로 특별해!”라는 메시지가 진짜 힘을 얻는 순간은, 누군가의 기준이 아니라 내가 나를 부르는 이름으로 살아갈 때다. 그래서 꿀떡이의 대답은 단순한 귀여움이 아니라, 세상에 던지는 가장 단단한 소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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