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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느낌이 아니라 뇌가 그려 내는 지도다 『감정의 기원』 출간(칼 다이서로스, 북라이프)

광유전학 창시자가 임상과 연구로 풀어낸 감정의 작동 원리

언론출판독서TV2026년 1월 2일 오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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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기원.jpg출판사 제공

슬픔은 어디에서 시작되고, 불안은 왜 몸을 먼저 흔드는가. 어떤 사람은 한 사건 뒤에 성격이 달라지고, 어떤 사람은 현실과 환각의 경계를 넘나든다. 세계적인 신경과학자이자 정신과 임상의인 칼 다이서로스의 첫 책 『감정의 기원』은 이런 질문을 따라 병실과 연구실을 오가며 감정의 ‘발생 과정’을 추적한다.

저자는 빛으로 뇌세포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광유전학을 만든 과학자이면서, 동시에 마음의 병을 안고 온 사람들과 매일 마주하는 의사다. 이 책은 최첨단 뇌과학의 언어가 인간의 고통을 향해 걸어갈 때, 어떤 장면들이 펼쳐지는지 보여 주는 기록이기도 하다.

책 속에는 눈물이 사라진 남자, 갑작스러운 사건 뒤에 삶의 결이 바뀐 사람, 머리가 해킹당한다고 확신하는 사람, 먹지 않기 위해 몸을 학대하는 청소년, 기억을 잃어가며 세상에서 멀어지는 노인 등이 등장한다. 저자는 이들의 이야기를 자극적으로 꾸미지 않고, 감정이 흔들릴 때 뇌의 어떤 회로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차분히 연결한다. 책이 건네는 한 문장은 선명하다. “감정은 뇌의 회로이자 서사다.”

흥미로운 지점은 과학과 임상이 하나의 결로 이어질 때다. 불안과 각성, 망상과 환각, 자해와 섭식장애, 기억의 소실이 단지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회로의 작동 방식과 맞물려 나타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동시에 저자는 과학만으로는 인간을 다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과학은 공감과 함께 완성된다.” 감정을 이해하는 또 다른 통로로 상상력과 관계의 힘을 강조하는 이유다.

『감정의 기원』은 뇌과학 교양서이면서, 한 사람의 삶을 흔드는 감정의 결을 끝까지 바라보려는 성찰이기도 하다. 감정이 ‘나약함’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몸과 마음이 만든 오래된 장치라면, 우리는 서로를 조금 덜 오해할 수 있을까. 책은 그 질문을 독자에게 조용히 되돌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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