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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로 보는 세계사』 출간(최희성, 아이템하우스)

오대양 육대주 신화를 한 권으로 엮은 세계 문명 읽기

장세환2026년 1월 2일 오전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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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로 보는 세계사.jpg출판사 제공

번개를 쥔 신이 망치를 잃어버리고, 홍수는 문명의 기억을 통째로 삼킨다. 신화는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이 두려움과 경이를 견디며 세계를 설명하던 최초의 언어다. 아이템하우스가 최희성 엮음 『신화로 보는 세계사』를 출간하며, 잊힌 기원의 서사를 세계사 읽기의 앞자리에 다시 세웠다.

이 책은 신화를 문명 이전의 기록으로 대한다. 자연재해와 전쟁, 왕권과 제의, 공동체의 규범과 금기 같은 현실의 바닥이 신들의 탄생과 투쟁, 멸망의 이야기로 남았다는 시선이다. 저자는 신화가 품은 질문을 따라가며, 각 문명권이 어떤 세계관으로 삶의 질서를 세웠는지 한 줄로 연결한다.

구성은 넓다.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페르시아와 인도, 중국과 헤브라이, 북유럽과 켈트, 아메리카와 아프리카, 폴로네시아까지, 지역별 신화를 문명의 흐름 속에 배치했다. 한 지역의 신화를 따로 떼어 읽는 데서 멈추지 않고, 서로 닮은 창조 서사와 전혀 다른 결말을 견주게 하는 방식이라, 읽는 동안 독자는 자연스럽게 비교의 눈을 얻게 된다.

특히 창조 신화와 영웅 서사를 핵심 열쇠로 삼는다. 세계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묻는 이야기는 그 사회가 무엇을 신성으로 두었는지 보여주고, 영웅의 시련은 공동체가 두려워한 위험과 바랐던 이상을 드러낸다. 책이 강조하는 “삶을 삿됨 없이 기록한다”는 태도는, 신화를 가볍게 소비하지 않고 인간의 오래된 생존 감각으로 되돌려 읽게 만든다.

한 권을 덮고 나면 세계사는 연대기의 행진만으로 남지 않는다. 신들의 이름 아래 숨겨진 노동과 기도, 폭풍과 기근, 승자와 패자의 감정이 또렷해진다. 신화는 과거의 장식물이 아니라, 지금도 인간이 세계를 해석하는 방식의 뿌리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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