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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의 그림과 문장으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말하다, 『이상한 게 아니라 다른 거였대요』 출간(류해나, 젤리클)

진단과 투약의 정보 너머, 일상의 감각으로 전하는 자기 이해의 기록

장세환2025년 12월 31일 오후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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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게 아니라 다른 거였대요.jpg출판사 제공

성인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둘러싼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류해나 작가의 그래픽노블 『이상한 게 아니라 다른 거였대요』가 젤리클에서 출간됐다. 이 책은 통계나 의학 설명에만 기대지 않고, 당사자의 시선으로 진단 이전의 혼란부터 치료의 시작, 수용과 회복의 방향까지를 따라간다. 그림과 글이 함께 움직이는 형식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독자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에게도 이해의 통로가 된다.

작가는 ‘이상함’이라는 낙인이 붙기 쉬운 순간들을 일상 장면으로 꺼내 놓는다. “약을 먹는다고 집중력이 갑자기 좋아지진 않는다” 같은 문장은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담담히 드러낸다. 책 속의 경험은 단순한 고백을 넘어, 왜 스스로를 몰아세우게 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삶이 뒤엉키는지에 대한 기록으로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문제를 성격이나 의지로 환원하던 시선을 잠시 멈추게 된다.

이 책이 붙잡는 핵심은 ‘교정’이 아니라 ‘정의의 전환’이다. 청소년기에 편견과 두려움 속에서 진단을 미뤘던 시간, 성인이 되어 생활의 벽을 체감하며 변화를 선택한 계기, 투약과 함께 찾아온 낯선 감정들을 차근차근 펼친다. “어쩐지 예상은 했지만, 진짜라고 하니까”라는 대목은 이름 붙이는 순간의 복잡한 마음을 그대로 전한다.

후반부는 생활 전략으로 시선을 옮긴다. 완벽을 내려놓는 연습, 일상을 과제처럼 쪼개는 방법, 멈춤과 마음 챙김, 글을 쏟아내는 방식, 움직임을 습관으로 만드는 루틴까지, 작가가 직접 시도한 방법을 정리해 보여 준다. 느리고 답답한 길이라도 자기 자신을 미워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그림의 리듬과 함께 설득력을 얻는다.

『이상한 게 아니라 다른 거였대요』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를 둘러싼 오해를 풀고, 당사자의 언어로 삶의 조건을 다시 설명하는 그래픽노블이다. 서로를 판단하기 전에, 각자의 속도를 존중하는 독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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