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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사라지지 않는다, 『배움으로 기억하는 일본군 ‘위안부’』 출간(방지원, 생각비행)

부제목 마음이 먼저 반응하는 역사, 청소년 인권 수업

장세환2025년 12월 29일 오후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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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으로 기억하는 일본군 위안부.jpg출판사 제공

교과서에서 ‘위안부’라는 단어를 처음 만난 순간, 많은 학생이 말문부터 막힌다. 너무 무겁고, 어디서부터 이해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기 때문이다. 역사교육을 가르치는 방지원은 그 지점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청소년이 스스로 묻고 답할 수 있게 돕는 책 『배움으로 기억하는 일본군 ‘위안부’』를 2026년 1월 1일 내놓는다.
역사는 지나갔는데, 질문은 현재형이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나”, “왜 아직도 해결되지 않나” 같은 물음 앞에서 학생은 단순 암기와 다른 종류의 두려움을 느낀다. 모르는 게 아니라, 알아버릴까 봐 망설이는 마음에 가깝다. 이 책은 그 망설임을 탓하지 않는다. 오히려 “살아 있는 과거”를 배우는 첫걸음은, 감당 가능한 언어로 다시 말해 보는 일이라고 잡아준다.

책은 ‘수요시위’에서 출발한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정기 수요시위는 1992년 1월 8일 시작돼, 오랜 시간 시민과 청소년이 함께해 온 현장이다. 이 역사적 장면을 통해 독자는 “기억이 어떻게 운동이 되고, 연대가 어떻게 일상이 되는지”를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날씨와 관계없이” 반복되는 행동의 힘이, 책의 리듬을 만든다.

내용은 감정에 기대지 않고 자료로 쌓는다. 피해자 구술 증언, 사료,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정신대’와 ‘위안부’ 용어의 혼동, 식민지와 점령지에서 벌어진 구조적 폭력, 전후 책임과 부정의 논리까지 차근히 풀어낸다. 동시에 “공식 사죄”,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처럼 시위 현장에서 반복돼 온 요구가 왜 나왔는지 맥락을 붙여 준다. 단정 대신 질문을 남기는 방식이라, 수업 시간 토론이나 독후 활동으로 이어지기 좋다.

책의 목표는 분노를 키우는 게 아니라 판단의 기준을 세우는 데 있다. 각 장의 ‘함께 배우고 기억하기’ 코너는 읽고 끝내지 않게 만든다. 오늘의 인권 감수성, 평화의 감각, 그리고 “기억의 의무”를 자기 언어로 정리하게 한다. 결국 이 책이 전하는 결론은 단순하다. 과거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에 머물기 위해서가 아니라, 같은 비극을 반복하지 않을 선택을 배우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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