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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관계의 시대, 사라짐으로 안부를 묻다, 『모두의 안부』 출간(이언주, 달아실)

단절과 소외를 정면으로 응시한 6편의 중단편 소설집

장세환2025년 12월 22일 오전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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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안부.jpg출판사 제공

달아실이 이언주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모두의 안부』를 펴냈다. 5편의 단편과 1편의 중편을 묶은 이번 책은 관계가 끊어지고 감정이 고립되는 시대를 한가운데서 바라본다. 가족이면서도 닿지 못하고, 연인이었으나 말없이 사라지며, 공동체 안에서도 홀로 남는 인물들이 반복해서 등장한다. 작가는 “잘 지내?”라는 물음이 더는 안부가 아니라 시험지가 된 순간을, 소설로 다시 묻는다.

『모두의 안부』는 「가능의 세계」, 「빈집 재생 프로젝트」, 「고스팅」, 「파랑주의보」, 「모두의 안부」 등 5편의 단편과 중편 「조드」로 구성됐다. 작품들은 서로 다른 사건과 배경을 품고 있지만, 결국 한 가지로 수렴한다. 관계의 규범이 무너진 자리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서로를 잃고, 또 어떤 방식으로 다시 부르려 하는가.

책 속 인물들은 관계의 중심에서 조금씩 밀려난 존재들이다. 어떤 이는 가족이라는 이름을 갖고도 대화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어떤 이는 연인의 자리에서 고요히 증발한다. 실종과 고스팅, 죽음, 유령의 이미지는 장치가 아니라 정서의 언어로 쓰인다. 손을 내미는 대신 사라지는 방식으로, 오히려 더 선명한 신호를 남기는 시대의 초상이 겹쳐진다.

발문에서 구효서 소설가는 이 소설들을 “비존재를 통해 현재의 관계를 비추는 서사”로 읽는다. 이때 고스팅은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규범과 위계에서 벗어나려는 탈주로도 해석된다. 사라짐이 연결의 거부가 아니라 새로운 관계 가능성을 향한 이동일 수 있다는 관점은, 책의 여운을 한 번 더 길게 만든다.

이언주는 시와 소설을 함께 써 왔다. 2011년 등단해 시집 『그림자 극장』을 펴냈고, 2018년 재외동포 문학상 수상 이후 소설 창작을 본격화했다. 1998년부터 2023년까지 대만과 중국 여러 도시에 머문 경험은 작품 속 낯섦과 이질감, 떠도는 마음의 결로 스며든다. 작가의 말에서 던진 “정말 괜찮은 거야?”라는 질문은, 독자가 마지막 장을 덮고도 쉽게 지나치기 어렵다.

『모두의 안부』는끊긴 줄을 다시 잇기보다, 끊어진 자리에서조차 안부를 묻는 법을 탐색하는 소설집이다. 끝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서로의 사라짐 너머로도 안부를 묻는 일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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