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상세
실수 앞에서 아이 마음이 먼저 무너진다, 『실수하는 마음 지켜주기』 출간(한고은, 을파소)
“괜찮아”보다 먼저 필요한 말, 실수 후 마음을 회복하는 방법을 그림책으로
출판사 제공
아이의 실수는 작지만, 그 뒤에 따라오는 마음은 크게 흔들린다. 어른은 빨리 수습하라고 재촉하지만, 아이는 “내가 망쳤어”라는 한 문장에 갇히기 쉽다. 『실수하는 마음 지켜주기』는 실수를 혼내야 할 사건이 아니라, 마음을 배우는 계기로 다시 놓는다. 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가 감수에 참여해, 아이의 당황과 자책을 현실적인 언어로 다룬다.
요즘 아이들에게 실수는 단순한 실패가 아니다. 또래 관계, 발표, 규칙, 비교의 시선이 한꺼번에 달라붙으면서 실수는 곧 ‘평가’가 된다. 그래서 어떤 아이는 작은 실수 앞에서 말을 잃고, 어떤 아이는 화부터 낸다. 책은 그 반응을 성격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생기고, 실수를 대하는 방식은 배울 수 있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책이 눈에 띄는 대목은 ‘실수의 원인’부터 짚는 구성이다. 아이가 실수하는 이유를 조심성 부족으로 단정하지 않고, 서두름, 낯선 상황, 긴장, 주의가 분산된 순간처럼 구체적인 장면으로 풀어낸다. 실수 이후의 감정을 다루는 방식도 단순 위로에 그치지 않는다. 당황한 마음을 가라앉히는 법, 무엇을 먼저 확인할지, 어떻게 도움을 청할지까지 ‘순서’를 알려준다.
핵심 비유는 실수를 ‘예방 주사’에 견주는 것이다. 따끔한 순간이 있지만, 그 경험이 더 큰 사고를 막는다는 메시지다. 이 비유는 아이에게 실수를 미화하지도, 과장하지도 않는다. 실수는 아프지만 끝이 아니며, 회복의 과정이 실력을 만든다는 점을 아이의 눈높이로 연결한다.
또 하나의 장점은 관계의 장면을 다룬다는 점이다. 내 실수만이 아니라 친구가 실수했을 때 어떤 말을 건네야 하는지도 함께 묻는다. 실수한 아이를 놀리는 말, 몰아붙이는 말이 관계를 어떻게 깨뜨리는지 보여주면서, 배려의 언어를 자연스럽게 연습하게 한다. “사과”를 강요하는 대신, 마음을 먼저 살피고 상황을 정리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그림은 다린 작가가 맡아, 지나치게 교훈적이지 않게 감정의 결을 살린다. 양장본 40쪽의 그림책이지만,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실수하지 않는 아이’가 아니라 ‘실수 후에 다시 일어나는 아이’를 목표로 삼는다. 아이에게 필요한 건 실수를 지우는 기술이 아니라, 실수 뒤에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방법이다.
관련 기사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