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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엮인 완전범죄의 무대, 『나비 부인 살인 사건』 출간(요코미조 세이시, 시공사)
오페라 극장에 울려 퍼진 치밀한 계획 살인의 비극
출판사 제공
도쿄와 오사카를 오가는 오페라 투어 무대, 콘트라베이스 케이스 안에서 세계적 소프라노의 시신이 발견된다.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요코미조 세이시의 장편 『나비 부인 살인 사건』이 시공사에서 출간됐다. 백발의 명탐정 유리 린타로와 열혈 기자 미쓰기 슌스케가 호흡을 맞추는 ‘유리·미쓰기’ 시리즈의 마지막 장편이자, 작가가 스스로 뽑은 자선 걸작 가운데 한 편이 국내에 정식 완역으로 소개되는 것이다. 암호 악보, 역밀실, 콘트라베이스 케이스를 활용한 완전범죄 트릭이 퍼즐 미스터리의 정수를 보여 준다.
작품은 오페라 <나비 부인>을 공연하는 하라 사쿠라 오페라단이 도쿄 공연을 마치고 오사카로 이동하는 여정에서 시작된다. 선발대로 호텔에 도착한 프리마돈나 하라 사쿠라는 체크인 후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다음 날 리허설 직전 무대 뒤편에 방치된 콘트라베이스 케이스에서 장미꽃에 덮인 시신으로 발견된다. “범인이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일으킨 계획 살인이란 말이야.”라는 대사처럼, 현장은 철저히 계산된 살인의 무대이며 유리 린타로와 미쓰기 슌스케는 이동 경로, 짐 목록, 알리바이의 빈틈 속에서 범인의 논리를 추적해 들어간다.
이야기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오페라단의 이동과 함께 실종과 살인이 연달아 발생하며, 콘트라베이스 케이스와 수상한 트렁크, 이해할 수 없는 악보 등 핵심 단서가 차례로 제시된다. 2부는 명탐정과 경찰, 기자가 얽힌 본격 수사의 국면으로, 오선지 위의 콩나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악보의 법칙에 전혀 맞지” 않는 암호 악보와 역밀실 구조가 본격적으로 분석된다. 3부는 다섯 명의 남자와 한 명의 프리마돈나를 둘러싼 인간 군상, 전후 일본 사회의 공기, 예술과 욕망이 뒤엉킨 비극의 논리를 집약해 드러내며 피날레로 나아간다.
『나비 부인 살인 사건』은 요코미조 세이시가 딕슨 카, 크로프츠 등 서구 본격 미스터리에서 받은 영향을 적극적으로 흡수하면서도, 일본적 정서와 전후 사회의 불안을 녹여 낸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낭만적이고 괴기적인 색채가 강했던 초기 작품과 달리, 이 소설에서는 범행 동기와 알리바이, 이동 수단과 짐의 무게까지 논리적으로 조립하는 본격 추리의 쾌감이 전면에 놓인다. 동시에 화려한 무대 뒤에서 소리 없이 얽혀 가는 인간관계와, 예술을 향한 갈망과 질투, 사회의 변두리로 밀려난 이들의 절망이 드라마처럼 펼쳐져 읽는 맛을 더한다.
이번 한국어판은 표제작 외에도 유리·미쓰기 콤비가 활약하는 단편 두 편을 함께 실었다. 성곽 해자를 비추는 가로등 아래 기묘한 거미 그림자가 내려앉는 순간을 포착한 「거미와 백합」, 구노의 ‘아베마리아’ 선율과 함께 오르골 소리가 울려 퍼지는 방에서 깨어나는 여인의 악몽을 그린 「장미와 울금향」이 그것이다. 두 작품은 장편보다 더 응축된 공포와 반전을 보여 주면서, 유리 린타로 시리즈 전체의 분위기와 매력을 한 권 안에 응축한다.
콘서트홀과 호텔, 열차 객실을 오가며 벌어지는 연쇄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트릭을 푸는 지적 쾌감과 함께 “사회가 진보할수록 교묘한 계획범죄가 늘어난다”는 명탐정의 말처럼 범죄와 시대의 관계를 되짚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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