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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도서관에 ‘안동김씨 문고’ 개관…족보·왕실 기록 등 603책 기증
12월15일부터 열람 서비스 제공 예정
어제갱진첩 모습(국립중앙도서관 제공)
안동김씨 가문의 족보를 비롯해 조선 왕실과 문중의 기록을 담은 고문헌이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안동김씨대종회로부터 고문헌 603책을 기증받아 ‘안동김씨 문고’를 설치한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기증은 특정 성씨 이름을 단 문고로는 첫 사례로, 문중이 소장해 온 기록 유산을 공공에 개방하는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기증 자료에는 여러 차례 간행된 안동김씨 족보와 더불어 조선 왕실과 관청, 문중의 활동을 보여 주는 희귀 고문헌이 다수 포함됐다. 그 가운데 하나인 ‘어제갱진첩’은 1770년 영조가 지은 시에 당시 왕세손이던 정조와 여러 신하들이 차례로 화답한 시를 모아 엮은 책으로, 군주와 신하가 시를 통해 소통하던 조선 후기 문학 문화를 생생히 전하는 자료다.
또 다른 특징적인 자료인 ‘개명첩’은 1631년 김계라는 인물이 역적으로 처형된 권계와 이름이 같다는 이유로 김계(金系)로 이름을 바꾸게 된 사실을 예문관에서 증빙해 발급한 문서다. 왕의 명을 기록하던 예문관이 개명 허가 문서를 작성했다는 점에서, 당시에는 국왕의 재가 없이는 이름을 바꾸기 어려웠음을 보여 주는 희귀 기록물로 평가된다.
안동김씨대종회는 2021년부터 종가 내에 흩어져 있던 고문헌을 정리해 단계적으로 도서관에 기증해 왔으며, 앞으로도 관련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해 공개 범위를 넓혀 갈 계획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안동김씨 문고는 성씨 단위의 첫 기증 문고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다른 문중과 종가에서도 기록 유산을 공공과 나누려는 자발적 기증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영 안동김씨대종회 사무총장은 “문중이 지켜 온 기록 문화유산을 국가 도서관과 공유함으로써 보존과 활용이라는 공공의 가치를 실현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책임감을 갖고 자료 기증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안동김씨 문고 기증식은 8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5층 고문헌실에서 열리며, 자료 열람 서비스는 15일부터 제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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