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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과 현장을 지나온 50년의 기록”, 『한국노동운동사 1~3 세트』 출간(김태연, 한내)

광주민중항쟁부터 윤석열 내란 저지 투쟁까지… 한국 노동운동의 흐름과 분열, 연대와 광장을 총망라한 대작

언론출판독서TV2026년 5월 15일 오후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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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운동사 세트.jpg출판사 제공

한국 노동운동의 지난 반세기를 정면으로 관통하는 기록이 나왔다. 노동운동 현장에서 40여 년을 활동해 온 김태연 노동자역사 한내 수석연구원이 『한국노동운동사 1~3 세트』를 출간했다. 총 3권, 1776쪽 분량에 이르는 이번 작업은 1980년 광주민중항쟁부터 최근의 윤석열 내란 저지 광장투쟁까지 한국 노동운동의 굵직한 흐름을 집대성한 대작이다.

책은 단순한 연대기 서술에 머물지 않는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과 전노협, 민주노총 출범, IMF 외환위기와 정리해고 투쟁, 비정규직 노동운동, 촛불과 광장투쟁까지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노동자의 시선으로 다시 읽어낸다. 노동조합 운동뿐 아니라 노동자 정치세력화, 현장조직, 사회연대운동, 진보정당의 형성과 분화 과정까지 함께 다루며 복잡하게 얽힌 운동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저자 김태연은 광주민중항쟁이 벌어지던 1980년 대학에 입학해 학생운동과 노동운동 현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전노협, 민주노총, 현장활동가 조직, 사회연대투쟁체 등 노동운동의 다양한 층위에서 활동해 왔다. 이번 책은 그런 경험과 현장 기록, 방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완성됐다. 저자는 2022년부터 4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국현대사와 노동운동 자료를 정리하며 집필을 이어왔다고 밝혔다.

1권은 광주민중항쟁 이후 변혁운동노선의 형성과 1987년 노동자대투쟁, 전노협과 민주노총 건설 과정을 다룬다. 특히 노동현장을 중심으로 민주노조가 전국조직으로 확대되는 흐름과 노동자 정치조직 건설 논쟁을 비중 있게 서술한다. 2권은 신자유주의 시대의 충격과 노동운동의 대응을 중심으로 IMF 외환위기, 정리해고제 도입, 비정규직 투쟁과 산별노조 건설 과정을 짚는다. 3권에서는 광우병 촛불집회, 용산참사, 희망버스, 세월호 진상규명 운동, 박근혜 퇴진 촛불과 최근의 광장투쟁까지 이어지는 사회연대운동을 노동운동의 흐름 속에서 해석한다.

무엇보다 이 책의 특징은 노동운동 내부의 갈등과 논쟁을 숨기지 않는 데 있다. 민주노총의 사회적 합의주의 논쟁, NL과 PD 계열의 분화, 진보정당의 통합과 해산, 현장조직의 변화 과정 등을 세밀하게 복기하며 운동의 실패와 후퇴 또한 함께 기록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노동운동의 역사가 단순한 승리의 기록이 아니라 끊임없는 선택과 갈등의 과정이었다고 말한다.

책 곳곳에는 현장 노동자들의 투쟁도 생생하게 담겨 있다. 정리해고에 맞선 고공농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조직화, 쌍용자동차 옥쇄파업, 노조파괴 분쇄 투쟁 등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한국 사회를 움직여온 현실의 기록으로 이어진다. 저자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노동운동의 중심은 현장이었다”고 강조하며, 거대한 대중투쟁이 역사를 바꾸는 힘이었다고 말한다.

『한국노동운동사』는 노동운동사를 넘어 한국 현대사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작업이기도 하다. 산업화와 민주화, 신자유주의와 광장정치 속에서 노동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싸우고 연대해 왔는지를 한 흐름으로 엮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빠르게 소비되고 잊혀지는 시대 속에서 이 책은 노동운동의 기억과 질문을 다시 현재로 끌어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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