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중독을 끊는 순간이 끝이 아니다. 술, 도박, 약물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공허와 그림자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중독의 옷을 입은 그림자』(김형근 지음, 서울중독심리연구소, 2026년 9월 1일 출간)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20여 년간 교도소 내 마약중독자들과 회복 모임을 이끌며 중독 이후의 삶을 깊이 탐구해왔다. 이번 책에서 그는 중독을 단순히 죄나 병으로만 규정하지 않고, 융 심리학의 ‘그림자’ 개념과 신앙 전통의 ‘악’, 그리고 회복 공동체의 ‘내려놓음’을 연결해 새로운 회복의 길을 제시한다.
책은 다섯 부분으로 구성된다. 제1부는 선과 악, 옳고 그름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그림자의 본질을 탐구한다. 제2부에서는 자아와 페르소나, 자기(Self) 개념을 통해 중독을 ‘살아보지 못한 내면의 일부’로 설명한다. 제3부는 중독이 그림자의 옷을 입고 다가오는 과정을 다루며, 강박·죄책감·분열된 인간성 등 심리적 현상을 분석한다. 제4부는 12단계 회복 프로그램을 심리 역동으로 풀어내며, 인정·자아 죽음·신앙적 의탁 등 회복의 영적 지도를 제시한다. 마지막 제5부는 회복 공동체와 사랑의 힘을 강조하며, 그림자를 직면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저자는 “회복은 나쁜 것을 몰아내는 일이 아니라, 밀어낸 것을 데리고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는 중독을 단순히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기존 관점과 달리, 그림자를 인정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새로운 시각이다. 책 말미에는 「회복의 길을 잇는 자리」라는 부록을 실어, 독자가 책을 덮은 뒤에도 다음 걸음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김형근은 서울중독심리연구소 소장이자 빅토리치유공동체 대표, Bridge Church 담임 목사로 활동하며, 중독 치유와 영적 회복을 연구해왔다. 그는 “중독은 건강한 친밀감 속에서 얻어지는 자존감 회복을 통해 반드시 치유될 수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심리학과 신앙, 공동체적 실천을 아우르는 회복의 길을 제시한다.
『중독의 옷을 입은 그림자』는 중독을 경험한 이들뿐 아니라, 상담가·가족·공동체 모두에게 의미 있는 책이다. 중독을 단순히 끊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 남는 그림자를 어떻게 직면하고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았다. 심리학적 통찰과 영적 여정, 공동체적 회복이 교차하는 이 책은 중독 이후의 삶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