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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무서운 이야기에 끌리는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도시기담 세계사』(가타노 마사루·스가이 노리코, 사람과나무사이)

저주받은 인형 애나벨부터 자살의 노래 『글루미 선데이』까지, 30년간 유럽 33개국을 누비며 발굴한 13편의 기묘한 역사 이야기

한성욱2026년 8월 1일 오후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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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기담 세계사.jpg저주받은 인형이 정말 존재할까. 어떤 노래는 사람을 죽음으로 이끌 수 있을까. 자신의 분신을 목격한 사람은 정말 죽음을 맞이할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도시기담 세계사』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유럽의 기묘한 이야기들을 통해 역사와 미스터리의 경계를 탐험하는 책이다. 무섭지만 눈을 뗄 수 없는 13편의 도시기담이 독자들을 낯설고도 흥미로운 세계로 이끈다.

저자인 가타노 마사루와 스가이 노리코는 각각 저널리스트와 여행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30여 년 동안 유럽 33개국을 직접 취재했다. 이들은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세르비아 등 유럽 곳곳을 누비며 전설과 소문,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사건들의 현장을 방문하고 자료를 추적했다. 이 책은 단순히 괴담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현장 취재를 통해 역사적 맥락과 사실 여부를 함께 검토한 기록물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가장 먼저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야기는 '자살의 노래'로 악명 높은 『글루미 선데이』다. 1930년대 헝가리에서 탄생한 이 노래는 수많은 자살 사건과 연결되며 세계적인 도시전설이 되었다. 노래를 듣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어졌고, 심지어 작곡가의 연인까지 유서에 노래 제목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는 전설이 따라붙었다. 사실과 과장이 뒤섞여 있지만, 한 곡의 음악이 어떻게 대중의 공포를 자극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된다.

공포영화 팬들에게는 영화 『컨저링』의 모티프가 된 애나벨 이야기가 등장한다. 단순한 헝겊 인형이었지만 악령이 깃들었다는 소문이 퍼지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저주받은 인형으로 자리 잡은 애나벨은 지금도 도시기담의 상징처럼 회자된다. 인형을 조롱하거나 함부로 다룬 사람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이야기들은 지금도 공포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책은 괴담만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1500건이 넘는 기이한 현상이 기록된 엔필드 사건, 성모 마리아 발현으로 알려진 파티마의 기적, 자신의 분신을 목격한 인물들의 사례 등 실제 역사 속 사건들을 다양한 자료와 함께 살펴본다. 엘리자베스 1세, 예카테리나 2세, 에이브러햄 링컨 등 역사적 거물들이 경험했다는 도플갱어 전설은 읽는 이들에게 묘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저자들이 널리 알려진 이야기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650명의 처녀를 희생시킨 잔혹한 살인마로 알려진 에르제베트 바토리 백작 부인 사건에서는 정치적 음모와 희생양 가능성을 제기한다. 또 러시아 황실을 무너뜨린 괴승 라스푸틴, 흡혈귀 드라큘라, 잭 더 리퍼 등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둘러싼 새로운 해석도 함께 제시한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의 상상력이다.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사람들은 왜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퍼뜨렸는지, 그리고 왜 세월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지에 대한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저주와 기적, 유령과 괴현상은 단순한 공포 이야기가 아니라 당시 사회와 문화, 인간 심리가 반영된 또 하나의 역사라는 점을 보여준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도시기담 세계사』는 역사책과 공포집, 여행기와 문화사를 동시에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유럽의 오래된 성과 마을, 교회와 묘지에 얽힌 기묘한 이야기들은 독자들을 현실과 전설이 교차하는 세계로 안내한다. 여름밤 무더위를 잊게 할 오싹한 이야기와 함께 세계사를 색다르게 만나고 싶은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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