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세종서적은 라일리 블랙의 『식물이 바꾼 지구의 역사』를 오는 30일 출간한다. 자연 다큐멘터리와 고생물학이 대개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육식공룡을 주인공으로 조명하는 사이, 정작 지구의 역사를 바꾼 것은 식물이었다는 시선에서 다시 쓴 지구사다.
책은 12억 년 전 바닷속 미세한 광합성 생명체에서 시작해 육지로의 진출, 숲의 확장과 기후 변화, 공룡과 포유류, 인간의 등장에 이르는 여정을 따라간다. 저자는 우리가 숨 쉬는 공기와 먹는 음식, 지금의 환경 모두가 식물의 진화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말하며, 동물 중심으로 짜인 익숙한 진화 서사를 뒤집는다.
구성은 15개의 장으로, 각 장이 특정 시대와 장소를 하나씩 짚는 방식이다. 캐나다 북극 지역에서 시작된 12억 년 전의 첫 생명, 4억 2,500만 년 전 오만에서 식물이 처음 육지를 정복한 순간, 3억 700만 년 전 오하이오의 태고의 숲, 1억 2,500만 년 전 중국 동북부에서 꽃이 세상을 바꾸기 시작한 장면, 3,400만 년 전 네브래스카의 초원 등장까지 약 12억 년에 걸친 식물과 지구의 동반 진화가 장소를 옮겨가며 펼쳐진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꽃과 동물의 관계다. 꽃가루를 매개로 한 식물과 곤충의 협력, 포식자를 취하게 만드는 식물의 화학적 전략 같은 사례들은 식물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다른 생명의 진화 방향까지 설계해 온 존재였음을 보여준다. 600만 년 전 숲을 떠난 순간 시작된 인간의 이야기 역시 이 책에서는 식물이 만들어낸 환경 변화의 연장선 위에 놓인다.
『스미스소니언』 과학기자로 활동하며 『내셔널 지오그래픽』, 『슬레이트』 등에 칼럼을 기고해 온 라일리 블랙은 『공룡의 마지막 날들』로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와 스바루가 수여하는 우수과학저서상을 받았고, 이 책 『식물이 바꾼 지구의 역사』로는 미국국립과학교육센터(NCSE)가 수여하는 ‘다윈의 친구상’을 수상했다. 화석과 지질학, 생태학, 진화생물학을 넘나드는 서사적 글쓰기로, 몬태나 사막에서 발견한 나뭇잎 화석 한 장을 출발점 삼아 수억 년 전의 세계를 눈앞의 장면처럼 되살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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