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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겨울, 일본 아마존 킨들에 무명작..., 『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 출간(高山 環, 허밍북스)
작품의 분위기와 서사를 따라 오늘의 독자에게 건네는 문학적 질문

출판사 제공
이야기는 한 장면에서 시작되지만, 독자가 붙드는 것은 그 장면 뒤에 숨어 있는 불안과 질문이다. 『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은 사건의 자극보다 분위기와 구조를 통해 긴장을 만들어가는 신간이다. 허밍북스가 선보인 이 작품에서 高山 環는 장르의 외피 안에 인물의 선택과 세계의 균열을 함께 배치한다.
책의 중심은 분명하다. 2021년 겨울, 일본 아마존 킨들에 무명작가가 조용히 올린 소설 한 편이 독자들의 입소문만으로 로맨스 부문 1위에 올랐다. 반년 넘게 정상을 지킨 이 이례적인 화제작은 2023년 일본 대형 출판사를 통해 정식 독자 앞에 놓였다. 이야기는 열여섯 살 고등학생 시야가 도로에 뛰어드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고양이가 트럭에 치이지 않도록 구해주기 위해서다. 이 흐름은 단순한 정보 전달보다 책이 왜 지금 읽혀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쪽에 가깝다. 독자는 내용을 따라가며 주제가 만들어진 배경과 그것이 자신의 삶이나 사회적 현실과 만나는 지점을 함께 확인하게 된다.
목차의 키워드도 책의 결을 드러낸다. 「| 제 1 장 | 두 개의 여명」은 책의 주제를 구체적인 장면과 질문으로 낮추는 대목이다. 「| 제 2 장 | 두 사람의 여명」은 책의 주제를 구체적인 장면과 질문으로 낮추는 대목이다. 「| 에피소드 0 | 한 사람의 여명」은 책의 주제를 구체적인 장면과 질문으로 낮추는 대목이다. 이런 항목들은 단순한 차례가 아니라, 독자가 책을 읽으며 붙들어야 할 문제의식으로 기능한다.
눈에 띄는 점은 주제를 과하게 장식하지 않는 태도다. 책은 독자에게 특정한 결론을 밀어붙이기보다, 읽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판단의 기준을 세우도록 돕는다. 그래서 이 책은 빠르게 소비되는 소개글보다, 천천히 밑줄을 긋고 다시 펼쳐 볼 수 있는 읽을거리로 남는다.
저자의 이력은 책의 관점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큰 수술을 받고 '인간은 한순간에 예고도 없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뒤 좋아하는 일을 하고자 20년간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전업 작가로 전향했다. 2013년부터 미스터리에 SF, 로맨스 등을 결합하여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많은 독자에게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 위해 자비를 들여 일본 아마존에서 전자책으로 발표했다. 2021년 12월에 발표한 《두 사람의 여명》이 독자들의 반향을 얻어 반년 넘게 로맨스 부문에서 랭킹 1위를 지켰다. 이러한 경력과 관심사는 책의 주제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축적된 경험과 문제의식에서 나왔음을 보여 준다.
『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은 새 책 소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작품 속 인물과 사건을 따라가며 지금 자신의 자리에서 다시 생각할 질문을 얻게 된다. 쉽게 정리되는 답보다 오래 남는 사유를 원하는 독자에게 이 신간은 충분히 주목할 만한 선택지가 된다.
무엇보다 『가장 뜨거운 여름에 우리는 죽기로 했다』은 줄거리만 빠르게 따라가는 읽기보다, 인물이 처한 상황과 장면의 공기를 함께 느끼게 한다. 사건의 끝보다 그 사건이 남기는 감정과 질문을 오래 붙들게 한다는 점에서 장르 독자와 문학 독자 모두에게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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