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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무서운 작은 사신의 다정한 모험, 『치니카미』 출간(시로야기 슈고, 안경낀두더지)
시로야기 슈고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작은 사신 치니카미와 죽음 앞에서도 의연한 할머니의 일상을 따뜻하게 그린다.

출판사 제공
세상에 죽음을 무서워하는 사신이 있다면, 그는 영혼을 저승으로 데려갈 수 있을까. 시로야기 슈고의 『치니카미』는 아주 작고 귀여운 사신이 처음으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인간 세상으로 떠나는 이야기다. 안경낀두더지가 펴낸 이 만화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귀여운 캐릭터와 소소한 일상으로 감싸며, 삶의 평범한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보여준다.
치니카미는 사신이지만 단 한 번도 저승으로 영혼을 인도한 적이 없다. 죽음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는 오히려 죽음의 문턱에 선 생명을 구해 주기도 한다. 염라대왕의 응원을 받으며 인간 세상으로 여행을 떠난 치니카미가 처음 목표로 삼은 이는 한 할머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사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가워하며 먹을 것을 내오고, 치니카미를 다정하게 맞이한다.
이 작품의 매력은 죽음을 공포로만 다루지 않는 데 있다. 치니카미는 죽음 앞에서 서툴고, 할머니는 죽음 앞에서도 의연하다. 두 존재의 대비는 유머와 따뜻함을 동시에 만든다. 할머니는 “지금이 제일 즐거워. 매일 신기한 일이 잔뜩 일어나거든”이라고 말한다. 이 문장은 작품의 정서를 압축한다. 삶은 특별한 사건보다 매일의 작은 신기함으로 빛날 수 있다.
목차는 ‘치니카미의 여행’, ‘치니카미와 할머니’, ‘치니카미와 친구’, ‘치니카미의 모험’, ‘돌아온 치니카미’로 이어진다. 여행은 임무 수행의 과정이지만, 동시에 치니카미가 죽음과 삶을 다시 배우는 시간이다. 할머니와 친구를 만나며 그는 사신이라는 역할보다 한 존재로서 성장한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신이 죽음 앞에서도 삶을 반짝이게 보는 사람을 만날 때, 이야기는 조용한 힐링으로 바뀐다.
시로야기 슈고는 딸이 낙서에 붙여 준 이름의 어감이 귀여워 만화로 그려볼까 생각하며 『죽음이 무서운 작은 사신 치니카미』를 시작했다고 소개한다. 그 출발점처럼 작품은 무겁게 의미를 강요하지 않는다. 귀여운 이름과 작은 몸짓, 다정한 할머니와의 일상 속에서 독자는 자연스럽게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치니카미』는 죽음을 말하지만 무섭지 않은 책이다. 오히려 지금 살아 있는 시간, 함께 밥을 먹고 말을 나누는 일상, 매일 일어나는 신기한 일들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죽음을 무서워하는 작은 사신은 독자에게 삶을 덜 무서워하는 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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