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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아닌 것의 경계, 성해나 기담집 『인비인』 출간

성해나가 첫 기담집에서 어제와 오늘, 내일의 시간 속 인간의 민낯을 서늘하게 길어 올린다.

언론출판독서TV2026년 6월 17일 오후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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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비인
📖 도서 정보

인비인

저자
성해나
출판사
한겨레출판
발행일
2026-06-19
ISBN
9791172134297
정가
16,200원
도서 상세 보기

사람과 사람이 아닌 것의 경계, 성해나 기담집 『인비인』 출간출판사 제공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끝내 사람이라 부를 수 없는 존재들이 있다. 한겨레출판이 출간하는 성해나의 첫 기담집 『인비인』은 바로 그 불편한 경계에서 출발한다. 『혼모노』로 4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가는 이번 책에서 기담이라는 형식을 빌려, 단정한 문장 속에 숨어 있는 서늘한 균열을 아홉 편의 이야기로 펼쳐 보인다.

제목 ‘인비인’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사람이 아닌 것, 혹은 사람이어야 마땅하나 스스로 사람이기를 멈춘 존재를 뜻한다. 이 말은 책 전체를 여는 열쇠다. 성해나의 소설은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었던 일상, 무해하다고 여긴 관계와 기억의 표면을 조용히 들춘다. 공포는 낯선 괴물이 갑자기 나타나는 데서 오지 않는다. 익숙한 얼굴이 조금씩 다른 것으로 보이기 시작할 때, 이야기는 가장 불안해진다.

구성은 ‘어제’, ‘오늘’, ‘내일’이라는 세 개의 시간축으로 나뉜다. ‘어제’에 놓인 「벚나무로 짠 5자 너비의 책상」, 「인비인」, 「소돔의 의로운 혈육들」은 과거가 지나간 일이 아니라 현재를 여전히 움직이는 힘임을 암시한다. 묻어 두었다고 믿은 기억과 죄의식은 다른 형태로 되돌아와 인물들의 삶을 흔든다.

‘오늘’의 작품들인 「매일」, 「프랭크 오자와」, 「윤회 당한 자들」은 지금 이곳의 일상과 관계를 뒤튼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는 안정의 증거가 아니라 감각이 마비되는 장소일 수 있다. ‘윤회 당한’이라는 표현에는 선택하지 않은 반복 속으로 떠밀리는 인간의 모습이 겹쳐진다. 현재는 안전한 시간이 아니라 외면한 것들이 가장 자연스럽게 숨어드는 자리다.

‘내일’에 놓인 「아미고」, 「#유령」, 「고」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불안의 무대로 바꾼다. 미래는 희망의 약속으로만 제시되지 않는다. 인간과 비인간, 실재와 유령, 감염과 잔여의 감각이 뒤섞이며 우리가 무엇으로 변해 가는지를 묻는다.

성해나는 소설집 『빛을 걷으면 빛』, 『혼모노』, 장편소설 『두고 온 여름』 등을 펴냈고, 김만중문학상 신인상, 젊은작가상, 신동엽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등을 수상했다. 『인비인』은 작가가 쌓아 온 리얼리즘의 힘을 기담의 어둠 속으로 밀어 넣은 책이다. 아홉 편을 지나고 나면 독자는 묻게 된다. 사람답다는 말은 과연 누구에게 허락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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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7일 오후 4:52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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